아드보카트호가 해외 전지훈련 마지막 평가전에서 북중미 최강 멕시코를 꺾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낮(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전반 15분 이동국(포항)이 터뜨린 행운의 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드보카트호는 지난달 15일 시작한 해외 전훈 중 총 9차례의 평가전(미국과 비공개 연습경기 포함)을 치러 5승1무3패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멕시코와 국가대표팀 간 맞대결에서는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3 역전패를 당한 이후 4경기 연속 무패행진(2승2무)을 이어갔고, 통산 전적은 4승2무5패가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장모상을 당해 이날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핌 베어벡 수석코치는 선발로 정경호(광주), 이동국, 이천수(울산)를 스리톱(3-top)을 내세운 4-3-3 포메이션으로 멕시코에 맞섰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김두현(성남), 더블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김남일(수 원)과 이호(울산)가 배치돼 공.수를 조율하는 임무를 맡았다.


포백(4-back)은 왼쪽부터 김동진(FC서울), 김진규(이와타), 최진철(전북), 조원 희(수원)가 포진했고 수문장에는 이운재(수원)가 그대로 나왔다.


전열을 채 가다듬기 전인 전반 3분 루이스 페레스에게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을 내준 한국은 이후 공격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다 경기 시작 15분만에 리드를 잡았다.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이천수가 직접 날린 프리킥을 상대 골키퍼 오스왈도 산체스가 원 바운드로 잡은 뒤 킥을 하기 위해 무심코 공을 앞에 던져놓자 이동국이 재치있게 낚아채 왼발로 골문에 차 넣었다.


멕시코 선수들은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으나 득점은 그대로 인정됐고, 이 과정에서 산체스는 경고를 받았다.


골 킥도 아니었고 한국 공격진이 남아있었는데도 볼을 길게 던진 것이 화근.

행운의 골 이후 상승세를 탄 한국은 전반 23분 김두현의 오른발 슛, 34분 이동국의 왼발 터닝슛, 38분 김진규의 오른발 중거리 프리킥이 연거푸 터지는 등 거세게 상대를 몰아붙였지만 득점없이 전반을 끝냈다.


선수 교체없이 후반을 맞은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0분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골 지역으로 쇄도한 이천수의 왼발슛이 골키퍼에 걸렸고, 1분 뒤에는 이동국이 아크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슛이 골대를 비껴 나갔다.


후반 23분 파벨 파르도가 아크 왼쪽에서 강하게 감아 찬 오른발 프리킥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후반 34분 이동국 대신 조재진(시미즈)을 투입됐고, 4분 뒤에는 김두현을 빼고 김상식(성남)을 내보내 수비를 강화했다.


'태극전사'들은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이날 협력 플레이를 통한 상대 압박이나 전술 이해 등에서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공과 상관없는 반대 지역에서 움직임이나 위치 선정 등은 좀 더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겼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