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 감독이 없는 아드보카트호의 훈련장은 어떤 모습일까.


다들 큰 차이는 없다고 했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좀 달라 보였다.


14일(이하 한국시간) 아드보카트호의 주 훈련장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부 카슨 LA 갤럭시의 홈 구장 홈디포센터.

태극전사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압신 고트비 코치가 먼저 나서 선수들을 십자(十字) 형태로 배치했다.


지난 3일 미국에 도착한 이후 처음 만들어본 대형이었다.


그리고는 사방에서 십자 대형의 중심을 향해 선수들을 달려오게 하면서 볼 트래핑과 드리블을 하도록 했다.


곁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저러다 선수끼리 충돌해서 다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될만한 장면이었지만 선수들의 민첩성은 달랐다.


"이동 방향을 향해 몸의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빠르게 이동하라"


통역 박일기씨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가끔 방향을 헛갈려하는 선수도 있었지만 고트비 코치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몸을 풀었다.


그 다음에는 부분 전술 훈련.

중앙 포워드 요원인 이동국(포항)과 조재진(시미즈)은 따로 떨어져 나와 한 쪽 골문 앞에서 골키퍼 조준호(부천)를 세워놓고 연방 슈팅을 날렸다.


나머지는 반씩 패를 나눠 미니 골대를 세워놓고 전술을 가다듬었다.


주전 라인업을 의미하는 '노란 조끼'는 정경호(광주), 이천수(울산), 김남일(수원), 이호(울산), 김동진(FC서울), 김진규(이와타), 최진철(전북), 조원희(수원)가 입었다.


그러나 정식 미니게임이 아니라서 이것만으로 멕시코전 선발 라인업을 가늠할 수 있는 포석은 아니었다.


그라운드를 절반만 쓰면서 조끼를 입은 조가 먼저 수비 대형을 갖춰 압박을 하고 좀 더 시간이 지나자 차례를 교대해 공격에 나섰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있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훈련 과정이지만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핌 베어벡 수석코치는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 것 같았다.


베어벡 코치는 "오늘은 수비 조직력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이 없지만 부담감은 느끼지 않는다"고 했지만 여느 때와는 달리 표정은 좀 더 진지하고 굳어 있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