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스프링캠프 이틀째를 맞은 이승엽(30)이 호쾌한 홈런포를 터뜨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승엽은 2일 오후 화창한 날씨 속에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타격 훈련에서 10여분간 47차례 스윙해 5방을 펜스 바깥으로 날렸다.


이승엽은 우완 배팅볼 투수를 상대로 2개, 좌완 배팅볼 투수를 상대로 3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특히 좌투수로부터 터뜨린 3개의 아치 중 첫번째 홈런은 선마린스타디움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는 비거리 140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선마린스타디움은 좌우펜스가 100m, 가운데 펜스가 122m로 요미우리가 홈으로 사용 중인 도쿄돔과 크기가 똑같다.


이승엽이 120m, 125m 짜리 대포를 연이어 우중간 스탠드 중단에 내리 꽂자 홈관중석 뒤편에서 관전하던 팬들은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반면 이승엽과 주전 1루수를 다툴 메이저리거 출신 조 딜런은 이날도 홈런 2방을 날리는데 그쳤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지적처럼 대형 타자라기 보다는 중장거리포에 가까웠고 컨디션도 저조해 뜬공이 많고 정타로 맞아 나가는 타구는 드물었다.


전날 우천으로 실내 구장인 고노하나 돔구장에서 좌우 배팅볼 투수와 피칭머신을 상대로 20분간 타격해 44번의 안타성 타구와 13개의 홈런성 타구를 각각 터뜨렸던 이승엽은 이날은 타격 시간이 10분으로 줄었음에도 전날과 비슷한 파워를 과시하며 휴식기 동안 컨디션을 착실히 조절해 왔음을 알렸다.


특히 "스윙폭을 줄여 공을 타격선 앞쪽에서 맞히는 데 집중했다"는 그의 말처럼 백스윙이 줄어들었고 이는 직선타구 양산으로 이어졌다.


그는 홈런 외에도 총알같이 바람을 가르며 가운데와 오른쪽 펜스를 직접 맞히는 안타를 많이 터뜨리며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현장에서 이승엽의 타격을 지켜본 일본 기자들은 전날 "이승엽이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의 공백을 메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하라 감독의 말이 전혀 '립 서비스'가 아니라며 이승엽의 자질과 파워를 높게 샀다.


한편 이승엽은 이날도 오전 10시부터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전에는 동료들과 수비 포메이션 훈련을 치렀고 오후에는 고사카, 구로다 등과 조를 이뤄 타격, 주루 훈련으로 마무리했다.


하라 감독은 수비 훈련 중 1루를 번갈아 맡은 이승엽과 딜런 사이에 서서 통역을 통해 두 선수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보며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전날 1천500여명의 팬과 기자단 188명이 찾았던 요미우리 캠프에는 이틀째에도 이와 비슷한 숫자가 몰려 과연 요미우리가 최고 인기 구단임을 실감케 했다.


(미야자키<일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