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거만족도는 브랜드 인지도보다 건물 유지관리 등 주거요소(품질)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경숙 동원대 실내건축과 교수는 `아파트 브랜드와 소비자 주거만족도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한 한양대 건축공학과 박사학위논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가 인접해 있는 구리, 용인시 등지의 9개 단지 입주자 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구리시 인창동 삼성래미안과 한진그랑빌의 경우 입지여건이 비슷한 곳에 위치해 있지만 주민들의 주거만족도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삼성래미안(3.42)보다 한진그랑빌(3.51)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 죽전동 현대 아이파크(2.87)와 건영캐스빌(2.93)도 입주시기나 단지규모,입지여건 등이 모두 비슷하지만 입주민의 만족도는 건영이 더 높아 인지도가 높다고 반드시 입주자 만족도가 큰 것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입주후 아파트값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을 수록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 인창동 래미안 33평형은 조사 시점인 2005년 9월 평당 시세가 697만원으로 분양가(평당 383만원) 대비 182%가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낮은 한진 그랑빌 32평형은 평당 583만원(분양가 평당 424만원)으로 138% 오르는 데 그쳤다. 또 용인 죽전동 아이파크 33평형은 지난해 9월 현재 평당 1천563만원으로 분양가(평당 675만원) 대비 232% 올랐으나 건영캐스빌 33평형은 평당 1천303만원으로 분양가(평당 658만원) 대비 198% 상승해 차이를 보였다. 이는 브랜드가 아파트값 상승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만 주거만족도까지 좌우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설문 결과 주거만족도와 연관성이 높은 것은 아파트 단지 특성을 가리는 `주거요소'로, 건물 유지관리, 단지계획, 세대계획, 주변근린환경 등의 순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광고보다는 품질 개선으로 입주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주거만족도가 높은 아파트는 입주자들의 재구매 의사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건설사들이 높은 광고비를 지불해 분양가를 상승시킬 것이 아니라 입주자들이 원하는 아파트를 설계부터 반영하는 것이 장기적인 브랜드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