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존] 갤러리 레스토랑 색다른 '감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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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美術)은 미술(味術)과 통한다.
그림 향기 가득한 갤러리에 고급 레스토랑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은 미술과 요리 모두 느낌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나아트센터,갤러리 현대,국제갤러리 등 국내 대표적 화랑들이 직영하는 '갤러리 레스토랑'은 예술과 별미를 함께 즐기고 싶어하는 국내외 명사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제프리 존스 전 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편안하게 쉬면서 식사를 하고 싶을 때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가 운영하는 '더 레스토랑'(02-735-8441)에 들른다.
음식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에 격조가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 레스토랑답게 벽에 걸린 작품은 다른 곳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진품들이다.
세계적 사진작가 샘 테일러우드의 1억5000만원짜리 작품을 비롯 전광영의 '집합' 등 5점이 걸려 있다.
사업상,또는 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한 후 레스토랑과 연결돼 있는 갤러리를 둘러보면 일이 잘 풀리고 정도 깊어진다.
그는 "좋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음식을 즐긴다는 것은 신선한 감흥"이라고 말했다.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도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더 레스토랑'에 자주 간다.
그는 레스토랑 창가에 펼쳐지는 경복궁 풍경을 바라보면서 게맛살크레이프와 파스타를 즐기곤 한다.
식사를 끝내면 갤러리에 들러 전시된 작품을 둘러본다.
'더 레스토랑' 1층엔 카페가 있고 2,3층엔 레스토랑과 와인바가 있다.
이곳에선 요즘 에피타이저 수프 생선 미트 디저트로 연결되는 7만5000~10만원대 코스 요리를 주문하는 고객이 많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북한산 기슭의 가나아트센터 1층 '빌 레스토랑'(02-3217-1090)도 예술작품과 별미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조각가 백현욱의 브론즈 작품 '여인와상'이 눈에 띈다.
벽에 걸린 작가 미상의 고미술품 2점은 각각 1억~2억원을 호가한다.
또 별도로 '피카소 룸'도 운영하고 있다.
피카소 도예작품 16점이 전시돼 있어 피카소 애호가들이 자주 들른다.
유리창 너머 아담한 집들도 한폭의 풍경화를 보듯 이국적이다.
정치인이나 유명 미술작가들이 자주 와서 6만원짜리 구르메(미식가) 코스요리를 즐기곤 한다.
현재 가나아트센터에서는 이정웅 개인전시회인 '한지 위에 유채-붓'전이 열리고 있다.
심춘식 '빌 레스토랑' 지배인은 "부유층을 대상으로 개발한 퓨전 요리 등 테마가 있는 요리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두가헌'(02-2287-3555)도 특별한 분위기를 원하는 고객들로 북적인다.
'두가헌'은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인 엄 귀비가 살던 집을 레스토랑으로 개조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고풍스럽다.
'두가헌'은 음식 외에도 와인 바가 유명하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산 사시카이야(1985년산)는 한 병에 366만원.또 칠레산 골드 리저브 카버네 소비뇽은 170만원이 넘는다.
두가헌은 인테리어 설계 단계에서부터 그림 전시를 염두에 둔 터라 깔끔한 분위기가 특급호텔 못지않다.
벽에는 미국 표현주의 작가 줄리앙 슈나벨의 작품 '베르사유 첫 여행' 등 그림 4점이 걸려있다.
음식 가격은 1인분에 4만~5만원대.갤러리 현대에서는 김창렬 김종학 등 유명 작가 17인의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김경갑 편집위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