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중소형차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디젤차의 범주가 중대형차까지 넓어지고 있다. 디젤차에 강점을 지닌 수입차업체들이 앞다퉈 중형 및 대형 디젤세단을 국내에 선보이는데 이어 현대자동차도 그랜저 디젤을 출시키로 하는 등 국산차업체들도 중대형 디젤라인업 보강에 힘쓰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코리아는 내달 초 대형 세단 300C의 디젤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300C 모델에 메르세데스-벤츠의 3.0커먼레일 디젤엔진을 얹어 가솔린차에 버금가는 정숙성을 갖췄다고 크라이슬러코리아측은 덧붙였다. 올 들어서만 해도 푸조와 볼보가 중대형급 디젤 세단을 연달아 국내에 출시했다. 푸조의 공식 수입판매원인 한불모터스는 지난 12일 준대형 세단 `뉴607'의 디젤모델인 V6 2.7HDi을 내놓았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2천700cc의 디젤모델이 배기량 3천cc의 가솔린모델보다 차값이 천만원 가까이 비싸지만 높은 연비와 탁월한 토크를 자랑해 가솔린차보다 반응이 더 좋다"고 말했다. 볼보코리아도 중형 디젤세단 S60 D5 및 2.4D를 지난 15일 출시했다. 볼보코리아측은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줄인 차세대 직렬 5기통 D5엔진을 장착해 가솔린차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정숙성과 안락함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아우디코리아도 3천cc급 디젤승용차 'A6 3.0 TDI'를 상반기중 내놓을 계획이며 벤츠도 E클래스급의 중형 디젤세단 출시를 검토중이다. 국산차업체도 수입차업체들에 뒤질세라 디젤모델을 잇따라 내놓는다. 최근 쏘나타 디젤을 출시한 현대차는 그랜저의 디젤모델을 상반기중 선보일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현대차는 대형세단 에쿠스를 제외한 나머지 승용차가 모두 디젤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기아차도 내달 중형세단 로체의 디젤모델을 내놓으며 GM대우도 연내 중형세단 토스카의 디젤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연비와 토크 등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세단의 디젤모델이 성공을 거둘 지는 미지수다. 엔진기술의 발달로 디젤차도 가솔린차 못지 않은 정숙성을 갖췄다는 업체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디젤차는 가솔린차에 비해 시끄럽고 승차감이 나쁘다는 인식이 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형 디젤 세단이 국내 소비자를 파고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