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턴키입찰(설계·시공 일괄입찰)에 첫 도입된 '강제차등점수제'가 논란을 빚고 있다. 17일 대한주택공사와 주택업계에 따르면 이번 판교 중대형 평형에 대한 턴키입찰에 강제차등점수제가 도입돼 중소형 건설업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강제차등점수제란 설계평가에서 1위 업체를 먼저 선정한 뒤 10%의 차등률로 2~3위 업체를 선정하는 제도.설계 점수가 높으면 공사비가 높더라도 공사를 따낼 가능성이 커진다. 중견 W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업체들이 이미 유력 설계업체들을 입도선매해 놓은 상황이어서 중견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설계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도 이날 성명을 통해 "강제차등점수제 도입은 대형 건설업체 간 로비 경쟁을 촉발하고 가격담합을 유도할 것"이며 "이로써 공사비가 상승하게 되고 결국은 분양가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주공측은 "설계 평가의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해 강제차등점수제를 도입한 것"이라며 "대형업체와 중견업체 간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우대해 주는 보완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해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