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관광 비자만으로 주거용 해외부동산 취득이 가능해지고 취득 한도도 50만달러에서 100만달러로 확대되면서 이와 관련한 투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온 미국과 중국 등 해외 부동산의 시세가 이미 상당히 올라 투자 위험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미국 부동산 시장이 하락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급랭 상태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1~2년짜리 단기 투자보다는 5년 이상 장기 투자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2001년부터 작년까지 미국 집값은 전국 평균 50% 정도 상승했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작년 11월 말 현재 기존주택 매물은 290만가구로 전달인 10월 말보다 1.2% 증가했다.


따라서 올해 집값은 하락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하락 속도다.


현재로선 '연착륙론'이 우세하다.


이민자 증가로 주택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금리인상 행진도 중단이 임박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오는 2007년 불황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경착륙론'도 있기는 하다.


현지 중개업계는 "집값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메트로폴리탄 지역과 한국 교민들이 집중돼 있는 지역 등은 거래가 활발한 편"이라고 전했다.


안상모 뉴스타부동산 뉴욕 메트로지구 사장은 "환율 하락 등을 감안하면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 대도시 인근 지역에 5년 안팎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중국=작년 6월 실시된 중국 정부의 강력한 투기억제 대책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냉각되는 분위기다.


지난 2~3년간 급등세를 보였던 상하이 부동산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다.


작년 상하이의 부동산 가격은 전년보다 2% 남짓 떨어졌다.


연간 기준으로 상하이 부동산 값이 떨어진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이는 전반적인 수준일 뿐 한국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푸둥 등의 고급 아파트는 30% 안팎 떨어졌다.


고가 아파트 서너 채를 사뒀던 일부 한국인들은 은행 대출(모기지론)을 갚느라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부동산 시장에서 이전과 같은 폭등세를 기대하기는 상당 기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 모든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베이징의 부동산 가격은 작년 20%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상하이 부동산 자금이 몰리고 있는 선전도 약 20% 올랐다.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칭다오 역시 부동산 억제 대책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았다.


그렇다고 이들 지역의 투자를 낙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가격 폭등세를 잡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곳 전문가들은 투자를 할 경우 올 하반기까지는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를 타자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버블(거품) 경제기에 과잉 투자로 가격이 폭락한 골프장이나 리조트 호텔을 사는 한국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H그룹 등 대기업도 투자 목적으로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에 골프장을 매입했다.


상사 주재원 중에서는 현재 부동산 가격을 바닥으로 판단해 자신이 임대로 살던 아파트를 사놓고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30평 기준으로 4억원이면 괜찮은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이 정도면 월 25만엔(약 230만원)가량의 임대료가 나와 한국 내 이자 수익보다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부동산 신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피스빌딩이나 상가는 최근 1년 사이 30~40% 오른 곳도 많아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은 오르지 않은 상태다.


1990년대 중반에 비해 아직 50% 수준이다.


일반 아파트까지 가격이 오르려면 앞으로도 몇 년 이상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상하이=한우덕·뉴욕=하영춘·도쿄=최인한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