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승용차가 유럽 시장에서 주요 경쟁자들을 추월할 기세여서 주목된다고 스위스 언론이 보도했다. 독일어로 발행되는 유력 일간지 타게스-안차이거는 '2005년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성공적인 한 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승자를 꼽는다면 도요타가 아닌 한국의 현대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현대차가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7년부터 2001년 사이에 '합리적 가격에 고품질'이라는 장기 전략을 수립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면서 최신 모델과 엔진 개발, 철저한 품질관리가 결실을 매었다고 분석했다. 타게스-안차이거는 한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미국을 벗어나 유럽에서도 기반을 넓히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현대차와 자매회사인 기아차는 유럽연합(EU) 역내에 생산공장은 물론 연구개발 센터를 구축할 계획임을 아울러 소개했다. 이 신문은 현대차의 자신감은 지난해 가을 도쿄 모터쇼에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결합시켜 안락함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한 컨셉트카 'NEOS-3'를 선보인데서 극명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타게스-안차이거는 현대차가 'NEOS-3'를 토대로 2008년부터 선보일 새로운 SUV는 메르세데스의 R시리즈와 경쟁이 될 것이라며 도요타의 렉서스와 혼다의 아큐라 등을 겨냥해 세단형을 추진하는 것도 주목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오는 2010년까지 유럽에서 각각 80만대와 50만대를 생산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는 오펠, 포드와 맞멎는 것이며 도요타의 150만대 수준에도 다가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현대차가 현재 세계 9위에서 5위로 도약할 것을 바라고 있다면서 만일 야망이 성공한다면 폴크스바겐과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밀려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타게스-안차이거는 다만 도요타가 렉서스 모델로 이미 부분적인 성공을 거둔 반면에 현대차의 그랜저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면서 우선 스위스 시장에 이 모델이 수입돼 폭넓은 소비자들에게 인지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현대차가 2006년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된 만큼 독일내에서 그랜저가 주목받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자동차 강국인 독일에서 한국산 승용차가 FIFA(국제축구연맹) 임원들과 선수,코치친을 수송한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