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주도로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주식 대차거래가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 대차거래 규모는 5억8천900만주, 17조1천300억원으로 2004년에 비해 수량기준 38.5%, 금액기준 33.1% 증가세를 보였다. 증권 대차거래란 유가증권 보유기관이 차입자에게 상환을 조건으로 증권을 일정기간 빌려주는 거래. 차입자는 종목 또는 시장간 가격차이를 이용해 무위험 차익을 얻기 위한 거래에 차입증권을 이용하게 되며 주로 해외 주식예탁증서(DR)와 원주간 거래, 현.선물시장간 차익거래 등에 활용된다. 주식 대차거래의 급증세를 이끈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로, 2005년 7월부터 내국인로부터의 차입한도가 종전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체결수량의 82.1%, 금액의 81.9%가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이뤄졌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의 경우 일평균 대차거래 잔고가 8조원대를 유지해 대차시장 개설 이후 최초로 상장주식 규모 대비 1%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대차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종목은 삼성전자로, 거래규모가 1조8천810억원이었고 ▲LG전자(1조1천629억원) ▲POSCO(8천525억원) ▲하이닉스(7천324억원) ▲현대차(6천147억원) ▲LG필립스LCD(5천876억원) 등도 5천억원을 상회했다. 주로 국내 증권사들이 연기금과 은행, 보험회사 등 장기투자자들로부터 채권을 빌려 대차거래에 나섬에 따라 채권 대차거래도 지난해 연간 체결금액이 15조1천10억원에 달해 2004년보다 311%나 급증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국채선물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차익거래를 위한 채권 대차거래도 급신장했으나 주식에 비하면 아직 시장형성 단계"라며 "채권대차는 이자 원천징수 등 다소 불편한 점이 있어 외국인과 일반법인이 대차시장 참가를 기피하는 경향이 아직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