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독지가가 폭설피해로 멍든 광주.전남에 각각 1억원의 거액을 기증한 사실이 알려져 한파로 얼어붙은 세상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7일 광주시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사는 A(78) 씨는 6일 오후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를 차례로 만나 "폭설피해 복구비에 써 달라"며 1억원씩을 전달했다. 본적이 대구인 A씨는 젊은 시절 사업을 하면서 광주에 있는 전남방직과 거래한 것 외에 광주.전남 지역과 특별한 인연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언론 등을 통해 폭설 피해상황을 듣게 된 뒤 이재민들을 돕기로 결심하고 삼청동 동장의 주선으로 거액을 기증하게 됐다. 그는 지난해 1억2천만원을 동에 전달해 경로당을 짓는 데 쓰도록 하는 등 크고 작은 기부를 해왔으나 자신의 선행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극도로 꺼리고 있다. 삼청동에서는 선행에 보답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추천했으며 강하게 뿌리치던 A씨는 동민들의 권유에 못 이겨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또 수 차례 기부과정에서 지원금이 '증발'하거나 자신의 기부를 삐뚤어지게 바라보는 시선을 느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경험도 있었다고 측근은 털어놨다. 지인 B씨는 "지난해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등 자신도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도 남들의 불행을 먼저 챙기는 분"이라며 "그러나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싫어해 인터뷰 등을 주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