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시장에서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디지털TV 시장 1위에 도전하겠다. 이를 발판삼아 2007년까지 세계 전자업체 중 처음으로 디지털TV 매출 100억달러를 달성,동·서양을 잇는 새로운 디지털 로드를 완성하겠다." 삼성전자 DM(디지털미디어) 총괄 최지성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06 CES' 개막식에 앞서 4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를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질적 성장의 원년'으로 선포하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디지털TV 매출 목표 100억달러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 전자업체 중 처음으로 도전하는 목표다. 지금까지는 일본 소니의 80억달러가 최고 기록이다. 최 사장은 디지털TV 매출 목표 100억달러의 제1공략 거점으로 북미 시장을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는 북미에서 2∼3위에 그쳤으나 올해는 DM사업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1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며 "실제 1300개에 그쳤던 현지 유통점을 이미 2600개로 확충하는 등 시장 1위 달성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 사장은 또 북미 시장 1위 달성과 함께 올해를 디지털TV 질적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그는 "수량 기준으로 컬러TV 매출 1위(10.3%)에 오른 지난 2002년부터 매출 기준으로 컬러TV 1위(11.1%)에 오른 2005년까지는 양적 성장기였다"며 "올해부터는 저부가가치 브라운관 TV를 사실상 폐기하고 대신 슬림 TV와 평판 TV의 비중을 대폭 늘리는 전략을 통해 초일류 디지털미디어 기업으로 발전하는 질적 성장에 보다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LCD PDP 프로젝션 등 3대 TV 전략제품의 판매 비중을 지난해 58%에서 올해 7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LCD PDP 등 평판TV 판매 비중을 지난해의 47%에서 올해 62%까지 높일 방침이다. 올 상반기 중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는 82인치 LCD TV가 힘을 보태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올해 디지털TV 분야에서 작년보다 40%가량 늘어난 88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사장은 타깃시장 전략과 관련,"이머징 마켓(신흥 시장)을 공략하던 기존 전략에서 탈피해 올해부터는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정공법을 통해 내륙 아시아를 관통했던 과거의 동·서 통상로인 실크 로드에 버금가는 '디지털 로드'를 구현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 차세대 AV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차세대 DVD 기기인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이번 CES에 선보인 데 이어 2분기 중 상용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고화질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증가하고 있어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도 협력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아직 도시바가 주도하는 HD-DVD 표준 방식과의 세(勢) 대결이 끝나지 않았으나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차원에서 세계 최초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시판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