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쿠웨이트에서 29년 전 항만공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공사를 해왔지만 이번 해상터미널 공사는 의미가 각별해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위축됐던 해외건설 명가(名家)라는 자존심을 살리는 동시에 제2의 중동 붐을 가져온 계기가 됐기 때문이죠." 쿠웨이트 최대 규모의 정유운송부두인 해상터미널 공사를 46개월 동안 숱한 난관을 극복해 완공시킨 김진엽 현장소장(56)은 "열대의 폭염과 눅눅한 바닷바람 속에서 묵묵히 공사현장을 이끌어온 감회가 새롭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소장은 1976년 입사 이후 30년간의 직장생활 가운데 23년을 꼬박 해외현장에서 보냈던 토목 엔지니어다. 그는 쿠웨이트에서 멜리카 해상터미널 공사를 수행해본 경험이 있어 이번 프로젝트에 총괄책임자로 발탁됐다. "1년의 절반 이상을 폭염과 싸워야 하는 열대지방인 데다 대부분의 공정이 위험한 해상작업이어서 모두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현장팀들은 '어떻게든 성공시켜 회사를 살리는 데 밑거름이 돼야 한다'는 일념으로 꿋꿋이 버텼죠." 김 소장은 "해상터미널이 모습을 드러내자 발주처는 물론 쿠웨이트 정부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면서 "이에 힘입어 2단계 확장공사를 포함,10억달러 규모의 후속 공사를 수주하게 돼 현장팀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