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대→6조원대→11조원대→?'


두산그룹이 올해 창업 109년 만에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한다.


한마디로 '퀀텀 점프(Quantum Jump)'다.


퀀텀 점프는 물리학에서 원자에 에너지를 가하면 핵 주위를 도는 전자가 낮은 궤도에서 높은 궤도로 점프하면서 에너지 준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두산의 매출액은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하면서 3조원대에서 6조원대로,이어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데 힘입어 11조원대로 점프했다.


두산의 고속질주는 여기서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따른 여파로 총사령탑인 박용성 회장이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는 등 와중에도 최근엔 매출 4조원대의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창업 109년 만에 10조원 돌파


두산은 올해 창업 109년을 맞아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아직 확정치가 집계되지 않았으나 올해 목표치 11조4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2000년 300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5년 만인 2005년 11조원대로 약 40배 가까이 증가하는 규모다.


두산의 급성장은 기업인수·합병(M&A)으로 편입한 '양자'들이 견인하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매출액이 각각 2조4555억원,2조860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룹 매출의 절반 정도를 2개사가 차지하게 된다.


양자로 들어온 2개사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수주 규모가 4조원이었는데 올해는 4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주 잔고는 지난 9월 말 현재 7조9000억원에 달해 향후 지속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에 반영될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주력인 굴삭기 등 건설중장비와 공작기계 사업부문에서 약진하고 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건설중장비 수출은 북미 7600만달러,유럽 1억75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5%와 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작기계 수출은 북미 9800만달러,유럽 1억2700만달러로 역시 90%,80% 늘어났다.


◆대우건설 M&A에도 적극 나서


두산은 진로 인수전에서 실패했지만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4조7000억원대인 대우건설 인수전에 또 참여했다.


고려산업개발을 인수,덩치를 키운 두산산업개발을 글로벌 건설사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중공업부문에 건설부문을 더해 글로벌 기업의 핵심 축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두산은 재계 10위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도 대우건설의 인수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매출로 보면 재계 11위 정도이나 10위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1조원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10대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내년 경영 슬로건으로 '도전과 혁신'을 내걸었다.


장기적으로는 오는 2015년까지 그룹매출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