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대치'로 국회 파행이 장기화 되면서 급기야 청와대가 22일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을 강력히 비판하고 국회 등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날치기 처리의 배후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한 장외투쟁을 중단할 수 없다"고 맞서 여권과 한나라당의 사학법 대치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사상 초유의 호남 지역 폭설 피해와 `황우석 파문', 예산안 처리 지연에 대한 비난 여론 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민주.민노 등 소야(小野) 정당과의 임시국회 부분 가동에 나섰고, 노 대통령이 23일 사학법 개정안 취지 설명을 위한 종교계 지도자와의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금주말이 연말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이병완(李炳浣)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일일 상황점검회의에서 "제1야당인 한나라당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폭설 피해대책뿐 아니라 내년 예산과 부동산 관련법 등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고질적인 색깔론을 들고 나와 장외투쟁으로 국회를 열흘이나 파행시키는 것이 납득이 안된다"고 말했다고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실장은 이어 "한나라당이 폭설 피해 대책으로 내놓는 것이 '금강산 관광이 대북 퍼주기이므로 이것으로 지원하자'고 하는 것은 기가 막힌다"며 "한나라당은 당리당략적 정치파업을 빨리 끝내고 원활한 국정운영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 겸 원내대표도 당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더 이상 한나라당만 바라볼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이 계속 국회를 거부하고 산적한 현안을 외면한다면 다른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최후통첩을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당은 새해 예산안과 시급한 민생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오는 28-30일 사흘간 본회의를 소집토록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에게 긴급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은 "비서실장이 나서서 야당에 충고하는 것은 볼상 사납고 본분을 벗어난 일"이라며 "사학법 날치기 처리의 배후에 대통령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청와대에 직격탄을 날렸다. 나경원(羅卿瑗) 공보부대표도 "사학법을 강행 날치기 처리한 것은 청와대가 개입한 것"이라며 "이제와서 민생을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번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대통령이 날치기 사학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23일로 예정된 인천 집회를 강행키로 했다.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과 종교계 지도자 간담회와 관련, "대통령이 종교계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강요해서는 안된다"며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거듭 요구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한나라당의 불참속에 행자위.농해수위 전체회의를 열어 호남.충청 지역 폭설 피해 대책을 논의했고, 한나라당 박종근(朴鍾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재경위는 우리당 간사인 송영길(宋永吉) 의원이 사회를 맡아 전체회의를 진행하는 등 사실상 상임위 부분가동에 들어갔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내주까지 국회에 불참할 경우 소야 정당과 공조해 본회의를 열고 예산안과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 등 주요 현안 법안들을 처리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지도부의 대여 강경기조속에 `장외투쟁.국회등원 병행론'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