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Mona Lisa)'만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작품도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관심의 초점은 눈썹이 없는 모나리자가 지닌 그 '미소'다. 르네상스시대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그림속의 미소는 무려 500년에 걸쳐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것처럼 보는 사람에 따라 구구한 해석이 내려지고 있다. 양쪽 입가를 약간 들어올린 미소를 두고 일반적으로는 신비스럽다고 평하지만,혹자는 정반대로 크나 큰 슬픔을 참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일부 호사가들은 오랜 시간 모델로 앉아 있는 탓에 팔다리가 절여 쉬고 싶다는 사인을 대신 미소로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추측한다. 아마도 임신중이어서 어머니의 행복한 미소일 것이라는 얘기 역시 그럴 듯하게 들린다. 딱부러지게 말할 수 없는 모나리자의 애매한 미소를 화법(畵法)에서 찾기도 한다. 사람의 표정을 가늠할 수 있는 입가와 눈 주변을 명확하게 그리지 않고 그림자로 덮는 스푸마토기법을 원근법과 함께 사용해서다. 다빈치는 이 기법을 또 하나의 명품인 '최후의 만찬'에서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사람마다 다르게 전달되는 미소의 느낌을 이 화법으로 설명하는 것이 그리 옹색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에는 모나리자의 미소를 컴퓨터로 풀어냈다고 영국의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가 보도했다. 입술의 굴곡,눈가의 주름 등을 수치화한 감정인식 소프트웨어로 미소를 분석한 결과,행복한 표정은 83%,싫어함 9%,두려움 6%,화냄 2%였다는 것이다.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이 모두 섞여있는 셈이다. 미소를 언급할 때면 부처의 미소가 빠지지 않는다. 해탈과 무욕을 보여주는 이 미소는 그 자체가 절정이고 극치라고까지 말한다. 미소는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호감을 사는데는 그만이다. 더구나 각박한 사회생활 속에서의 미소는 인간성을 회복하는 각성제 노릇을 하고 폭력을 잠재우는 평화의 사도가 되기도 한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