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서비스업에 대한 대출이 최근 6분기만에 최대폭의 증가를 기록하면서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더했다. 그러나 영세 자영업자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에 대한 대출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나 서민경제의 체감회복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산업대출에 비해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전체 예금은행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가계대출 비중이 49.8%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중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예금은행의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139조3천191억원으로 지난 6월말보다 2조2천710억원 늘었다. 이는 서비스업 대출이 무려 5조9천930억원이나 증가했던 지난 2004년 1.4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그러나 이는 송도신도시 개발에 따른 부동산.임대업 대출(9천1억원)과 부실기업 정리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와 같은 금융.보험업 대출(4천399억원) 등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영세사업자들의 대출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비스업 대출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도소매업은 오히려 2천256억원 줄어들었으며 숙박.음식업 대출도 최근의 감소세가 끝나기는 했으나 3.4분기에 고작 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은은 그러나 최근 은행들의 서비스업 전반에 대한 대출 태도가 완화됨에 따라 서비스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은행권의 대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건설업의 경우 재정지출이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최근들어 공공부문 건설수주가 줄어들자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말 현재 건설업에 대한 대출잔액은 24조4천720억원으로 6월말보다 9천223억원이 늘었으나 2.4분기 증가액인 1조2천21억원보다는 다소 줄어들었다. 한편 제조업에 대한 대출잔액은 119조3천446억원으로 3.4분기에만 2조1천252억원 늘어나 3분기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음식료품업에 대한 대출이 9천122억원이나 늘었으며 전자부품.영상통신업(4천592억원), 조립금속.기계장비업(4천324억원), 1차 금속업(3천89억원) 등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한은은 은행들이 대기업에 대한 신디케이트론 취급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도 점차 늘리고 있어 제조업 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9월말 현재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농림, 어업 등을 총 망라한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잔액은 총 301조3천950억원으로 6월말에 비해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같은기간 가계대출금은 3.1%나 늘어나 잔액이 299조4천865억원에 달해 전체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8%로 산업대출금 비중 50.2%과 대등한 수준에 육박했다. 한은 관계자는 "8.31 부동산대책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억제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전분기보다는 다소 둔화됐다"며 "그러나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가계대출 비중은 지난 92년 해당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