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승용차가 이달부터 대거 출시된다. 차값은 다소 비싸지만 고유가로 연비가 좋은 디젤차에 대한 매력이 부각되는 상황이어서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달 초 소형차 클릭의 디젤 모델(1천500cc)을 내놓고 내년 초에는 중형차 쏘나타(2천cc)의 디젤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아반떼XD와 9월 베르나의 디젤 모델을 선보였던 현대차는 이로써 그랜저 등 대형 세단을 제외한 중소형 승용차가 모두 디젤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프라이드와 쎄라토의 디젤 모델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기아자동차는 내년 초 중형차 로체에도 2천cc급 디젤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모닝과 오피러스를 제외한 기아차의 모든 승용차종이 디젤 엔진을 갖추게 된 것. 기아차 관계자는 "모닝도 디젤차를 만들 예정이지만 수출용으로만 판매될 것"이라며 "디젤 엔진이 장착되면 차값이 비싸지는데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모닝에게 다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도 이르면 이달 말에 SM3 디젤모델을 출시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3의 판매상황을 지켜본 뒤 SM5와 SM7에도 디젤 엔진을 얹을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유로Ⅳ 기준의 디젤엔진 생산에 들어가는 GM대우도 내년 하반기중 매그너스 후속차나 라세티의 디젤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수입차업계도 내년에 디젤 차량을 대거 내놓는다. 푸조의 공식 수입 판매원인 한불모터스㈜는 현재 가솔린차만 있는 307 HDi, 307SW HDi의 디젤 모델을 내년 상반기에 내놓고 1007 HDi도 가솔린과 디젤모델을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올해 내놓은 407 HDi, 607 HDi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내년에 디젤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도 내년에 파사트TDI와 골프GT TDI, 파사트 바리안트 TDI 등 디젤 모델들을 줄지어 내놓으며 다임러크라이슬러도 내년 1월 크라이슬러 300C의 디젤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자동차업체들이 디젤 승용차 출시에 적극적인 것은 올해 내놓은 디젤차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국산 디젤승용차 출시 1호인 프라이드는 디젤차 판매량이 가솔린차와 거의 비슷하며 쎄라토와 아반떼XD, 베르나 등도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는 추세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로 푸조 407은 올해 디젤차(212대)가 가솔린차(55대)보다 4배 가까이 많이 팔렸다. 디젤차의 최대 장점은 좋은 연비. 프라이드(자동변속기)를 1년에 2만㎞ 운행한다고 가정할 때, 1천400cc 가솔린차(연비 13.1㎞/ℓ)는 연료비로 229만원(ℓ당 1천500원 기준)이 들지만 1천500cc 디젤차(연비 16.9㎞/ℓ)는 142만원(ℓ당 1천200원 기준)이 든다. 즉, 디젤차를 몰면 연료비를 연간 87만원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디젤차는 토크가 가솔린차의 배에 가까울 정도로 힘도 좋다. 또 가솔린차에 비해 소음과 진동면에서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 기술의 발달로 과거처럼 크게 느낄만큼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디젤차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차값으로 디젤차는 동급의 가솔린차보다 200만-300만원 정도 비싸다. 가솔린차에 비해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적게 배출되지만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도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는 장단점이 있지만 갈수록 장점이 부각되고 있으며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면서 "서유럽에서처럼 디젤차 점유율이 단기간에 50%까지 치고 올라가기는 어렵겠지만 내년에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