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따른 `오일 달러' 유입으로 중동지역 국가들의 자동차 수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국산차 업체들도 이 지역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29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신형 그랜저(TG. 수출명 아제라)를 런칭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내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그랜저를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형차 위주로 중동 시장을 공략했지만 아제라의 출시를 계기로 고급 세단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동에서는 주로 아토스와 클릭(수출명 겟츠. 이하 괄호안은 수출명), 베르나(엑센트), 아반떼XD(엘란트라) 등 중소형차가 많이 팔렸지만 지난 9월 쏘나타가 출시되면서 시장 공략이 다양화됐다. 현대차는 올해 1-10월 중동에서 8만807대를 판매해 이미 작년 연간 수출물량(7만176대)을 훌쩍 뛰어넘었다. 나라별로는 가장 큰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작년 연간물량(3만1천761대)보다 26% 많은 4만11대가 팔렸고, 이스라엘(1만7천505대)과 UAE(6천188대) 등에도 수출이 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등은 시장이 정체됐지만 고유가에 따른 오일달러 유입이 늘고 있는 중동은 성장 잠재력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도 적극적인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선다. 르노삼성은 내년부터 SM3를 닛산 브랜드로 해외시장에 연 3만대 규모를 팔 계획인데, 전략 시장에 중동을 포함시켰다. 르노삼성은 올해의 경우 10월까지 중동에 SM5와 SM7 등 400여대만 파는 데 그쳤다.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되는 GM대우차도 올해 1-10월 중동지역 판매대수가 6만4천396대로 작년 동기(4만5천599대)보다 41.2%나 급증했다. GM대우 관계자는 "중동지역 정부와 기관, 렌터카업체 등에 대량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와 쌍용차를 포함한 국산차 업체들의 올 1-10월 중동지역 자동차 수출물량은 총 14만5천112대로 작년 동기(11만9천984대)보다 20.9% 늘었다. 이는 올해 전체 수출증가율(10.1%)의 두배를 웃도는 것으로 지역별로 가장 높은 증가율이며, 2-3년 전만해도 이 지역의 연간 수출물량이 10만대를 밑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중동시장에서 국산차의 경쟁 상대는 일본차로, 전체 시장의 60%를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메이커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산업조사팀 김준규 팀장은 "오일달러와 함께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차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중동에서도 우리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면서 "그동안 일본의 `안방'으로 여겨졌던 중동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나라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