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연구원의 난자기증의혹에서 출발한 황우석 교수팀의 윤리문제가 이제는 `황 교수팀의 연구 자체가 허위였나' 하는 또 다른 의혹제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현재 PD수첩측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은 황 교수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발표한 환자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실제로는 불임시술 후 수정을 통해 만든 배아에서 추출한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라는 게 요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황교수 줄기세포는 가짜?'..PD수첩 제보 내용은 실제로 PD수첩이 이 같은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한 줄기세포 연구 전문가는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PD수첩이 황 교수팀의 의혹을 방영하기 전에 `모 벤처회사에서 황 교수 배아줄기세포를 가지고 일을 하는데 그 줄기세포가 일반세포와 어떻게 다른지를 확인해 줄 수 있느냐'고 문의해 왔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PD수첩의 취재가 이 같은 의혹을 전제로 한 것인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내가 알기에는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가 가짜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때문에 PD수첩측에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을 알아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팀도 이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 황교수팀 "잘못된 문제제기" 황 교수는 이미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의 문제는 없다"고 말했으며, 연구팀의 이병천 교수도 "잘못된 문제제기"라고 답했다. 하지만 PD수첩은 배아줄기세포의 허위 가능성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는 듯 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의혹'을 종합해 보면 환자 체세포를 복제해 만든 배아줄기세포라고 했던 그 줄기세포에 대해 검사를 해보니까 미즈메디의 줄기세포와 똑같았다는 얘기다. 여기서 `같다'라고 하는 것은 DNA 지문이 같다는 의미로 분석할 수 있다.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한 배아줄기세포라면 당연히 환자의 체세포와 DNA 지문이 같아야 하고 그 환자와 무관한 다른 줄기세포와 DNA 지문이 같을 수 없다. 전혀 남남인 사람의 DNA 지문이 100% 일치할 확률은 없다. PD수첩에 제보를 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연구원과 PD수첩은 미즈메디의 줄기세포와 황우석의 줄기세포의 DNA 지문이 같다는 점을 두고 연구가 조작이라는 증거로 보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주장대로라면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는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한 게 아니라 미즈메디의 줄기세포를 복제한 것이거나 미즈메디의 줄기세포를 그냥 배양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 PD수첩 의혹제기에 `오류' 가능성 여기서 과연 PD수첩측에 이 같은 내용을 제보한 연구원이 과연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를 정말로 가지고 나왔는지는 또 다른 의문이다. 몰래 줄기세포를 빼돌린 연구원이 줄기세포인 줄 알고 엉뚱한 세포를 빼돌렸을 가능성도 크다는게 황 교수팀 주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만약 엉뚱한 세포를 빼돌려 검사를 했다면 당연히 검사 결과 자체도 잘못된 `자료'를 토대로 한 만큼 신뢰성이 없는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사이언스지와 같은 세계적 저널이 세계 첫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대한 자체적인 검증조차 없이 논문을 게재했겠는가 하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제보자가 엉뚱한 세포를 가지고 나와 황 교수팀을 공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PD수첩이 다른 줄기세포 연구자에게 줄기세포의 검증을 의뢰한 점으로 미뤄 제대로 된 줄기세포든, 아니든 간에 제보자가 `무엇인가'를 빼내 PD수첩에 제보했을 가능성은 커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