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24일 '난자 출처 의혹'과 관련, "우리가 어렵사리 개발한 기술을 좀더 발전적으로 승화시킨다면 언젠가는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 있어서 지도적 위치에 다시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날 난자 출처 의혹을 설명하기 위해 서울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저희가 확인하고 재검토한 바로는 밝혀진 의혹 외에 추가적인 의혹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비장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다음은 황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특허권 지분 관련해 설명해달라 ▲줄기세포 연구의 세가지 축이 있다. 하나는 가장 귀중한 실험재료인 난자 공급 부분이다. 이 난자와 환자의 체세포 이식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로 배양시키는 시킬 수 있는 기술과 난자의 공급과 줄기세포 배양은 노성일 연구팀이 거의 전담했다. 저의 실험실 체세포 이식기술과 미즈메디의 줄기세포 배양 기술이 우리 실험실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특허는 내가 먼저 제의했다. 기여도로 보면 연구팀 못지않은 큰 역할을 했기 때문. 하지만 논문 저자가 어느 정도 제한되므로 공동논문 저자 제외에 대해 노 이사장이 양보했다. 연구소장이었던 윤현수 박사도 후진을 위해 양보했다. 이것은 노 이사장의 평소의 장점인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처음에는 50%를 제안했다가 나중에 생각해보니 저희는 국가기관이라 특허권을 서울대 산학재단에서 소유한다. 다시 40%로 줄여달라고 했다. 그래서 노 이사장이 40%를, 서울대 산학재단이 60%를 소유하게 됐다. --공직 사태 문제로 고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든 공직을 사퇴했을 때 황교수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환자들은 어떻게 되나 ▲줄기세포 소장직을 비롯한 학내외 직함을 사퇴하는 문제는 1시간전에 저 혼자 결정을 했다. 이 회견문도 여러차례 준비했으나 저 혼자 1시간전에 다시 만들었다. 국민 여러분과 많은 꿈나무들에게 윤리적인 측면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충격을 드린것을 생각하면 마지막 남은 연구직에서라도 빨리 사퇴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연구현장까지도 모두 벗어날 경우 여태껏 저를 비롯해 연구팀에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저를 롤 모델로 기대를 걸었던 젊은 학도들에게도 그동안 제가 있었을지도 모르는 저의 능력이나 이룩한 결과에 대해서 너무 큰 사랑을 받았고 저도 모르게 교만하고 또 저의 본분을 일탈하는 일이 많이 있었지 않았나 하는 반성과 후회를 해봤다. 그렇다면 마지막 제가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제가 이루지 못한 실험실에서의 숙제 몇건을 해결하고 떠나는 것이 국민 여러분이나 전 과학 꿈나무들에게 속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떠난 뒤에 동료 과학자들 중에서 훌룡한 리더십과 통찰력을 쥔 사람이 지휘봉을 받을 것이다. 국민여러분께서 저에게 모진 매를 내려주시고 환골탈태하도록 도와달라. 성원을 보내주신다면 저희 연구팀이 베풀어주신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본다. --이번 난자 출처 의혹으로 새튼 교수와의 향후 관계 및 향후 파견 연구원의 거취는 ▲새튼 박사는 부족한 저나 저희 연구팀에게 연구의 전체 흐름을 잘 잡아 이끌어 줬다. 과학적으로 잘 해석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논문으로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분이 가지고 있는 국제적 네트워크도 큰 도움이 됐다. 아직 정확한 이유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불가피한 사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간이란 언제나 어떤 일이 있을때 그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우정을 되찾고 미래를 위한 발전적 협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저도 매우 슬프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피츠버그에 간 3명의 과학자들은 국제적으로 손색이 없다. 1명을 제외하고는 소속 자체가 피츠버그 의과대다. 3명의 거취는 피츠버그대와 협의 과정도 있을테고 직접 지휘를 하실 새튼박사와 상의를 하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밝혀진 의혹외에 또다른 의혹이 있다는 루머가 있다. 추가의혹에 대해 말해달라 ▲너무나 황당한 루머가 있다는 걸 저희도 알고 그동안 외롭고 견디기 힘든 나날이었다. 하지만 과학 결과는 한두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에 의해 공동으로 이뤄진다. 이런 결과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과학자들에 의해 객관적 판단을 받는다. 하지만 연구책임자인 제가 세세한 부분까지 일일이 다 챙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검토를 한 결과 일부 미흡한 측면은 바로 교정을 요청했다. 그외에 현재까지 저희가 확인하고 재검토한 바로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발표로 인해 세계 줄기세포연구분야에서 황교수와 한국의 지도적 위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매우 착잡하다. 현재의 위치에 오르는 것은 결코 우연에 의해 단시간에 얻어진 결과도 아니었고 운좋게 떨어진 것도 아니다. 몇개 연구팀들의 헌신적인 공동 참여가 바탕이 됐고 매일 새벽 여섯시 오분이면 어김없이 연구 핵심요원들이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저희 실험실에 모여서 현미경과 모니터를 켜놓으며 최선의 배양방법은 무엇인가를 찾았다. 때론 문제가 생겼을 때 극복하기 위해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를 찾기 위해 모든 정성을 다 기울였다. 저희로서는 해결방안이 안 나왔을 때는 이를 즉시 미국에 보내 지혜와 아이디어를 보태기도 했다. 제가 이런 결과를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세계 여러분들이 찾아오셨을 때 이를 보여드려 그들의 입에서도 탄성이 나왔을 때 저는 우리 대한민국도 해낼 수 있구나 하는 민족적 자신감을 맛보았다. 하지만 이 연구 업적과 별개로 절차상의 미흡함과 윤리적 상처는 하루아침에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심대하다는 것을 잘 안다. 아마 지금쯤 제가 이일을 시작을 해서 똑같은 과정을 밟았더라면 이 같은 오판이나 실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저 제 눈앞에 일과 성취 외에는 보이는게 없었다. 한 템포를 늦춰가더라도 국제적 눈높이에 맞춰야 된다는 소중한 진리를 성찰할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오늘과 같은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가 어렵사리 개발한 기술은 무의 상태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기술은 개발하면 이미 확립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저희 연구팀들이 다시 의지와 힘을 보태서 우리가 어렵사리 개발해 놓은 이 기술을 좀더 발전적으로 승화시킨다면 언젠가는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 있어서 부끄럼 없이 지도적 위치에 다시 설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정말로 난자 보상금 지급사실을 몰랐나 ▲제가 아까 사전 준비된 글에서도 읽었지만 솔직히 한두개도 아닌 많은 난자들을 공급받는데 있어 이것이 어떤 경로로 올 수 있을까 하는 의아한 생각은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이해를 해야 할 영역이 있다. 나는 의사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난자 채취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도 없고 그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자세히 참여할 수가 없다. 또 하나는 원래 이런 실험을 하는데 있어 난자채취기관과 실험기관은 엄격히 분리되도록 규정돼 있다. 우리가 난자를 실험할 때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고유번호만 있을 뿐이다. 이 난자가 어디서 왔는지 물어볼수도 없다. 노 이사장은 의사로서의 직무수행 중 얻게 된 환자의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 분이다. 이런 걸 물어봤으면 나무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직접 물어보지 못했다. 당신은 당신 몫이나 하면 된다는 게 그분의 답이었다. --네이처에서 처음 취재할 당시 왜 시인하지 않았나 ▲네이처지에서 전화를 걸어와서 물었지만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자가 난자를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어긋난다는 것 자체를 몰랐다. 사실 나도 몰랐다. 1964년 헬싱키 선언이 있다는 것을 윤리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최근에야 알았다. 연구에 필요한 난자가 없었다. 외국에서 아무데서도 성공못해 난공불략으로 인식됐던 일을 해왔다. 내가 만약 여성이었다면 내 난자를 뽑아 실험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마 난자를 기증했던 연구원이 그런 사실을 문의하는 네이처 기자에게 사실 그대로를 얘기했던 것 같다. 저간의 자세한 상황은 지금부터 10일전 그 남편과 함께 나를 찾아온 당사로부터 들었다. 네이처지 기자에게는 내가 설명을 못했는지, 영어로 잘 표현을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이제 모든 것을 털고, 참회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전체적인 계획이나 그림은 추후 선정될 이 연구팀의 총괄 책임자가 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분이 누가 될지 모르겠다. 다만 연구현장에서 마지막 반성의 자세로 최선을 다할 기회를 가져본다면 제 실험실에서, 제가 맡는 영역에서 좀더 개발해야 할 숙제를 하겠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사죄와 함께 부탁드린다. 대한민국 국민여러분께서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따스한 성원의 마음과 바람이 지금처럼 이렇게 굳은 때가 없었다. 이 불길이 식어지지 않을까 정말 걱정이 된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불구하고 과학기술 예산의 많은 정책적 배려를 하고 또 과학자와 미래 과학도들에 대해 여러가지 발전적 정책을 내놓고 있는 이 시점에 저의 미숙함과 옹졸함이 모처럼 찾아온 이 기회를 상실하지 않을까 그것이 무엇보다도 걱정이다. 만약 나무랄 게 있다면 그 채찍과 돌팔매는 저 하나로 몰아달라. 그리고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하고 과학의 헌신을 기울이고 있는 많은 과학자들과 미래 과학에 자기 일생을 바쳐보겠다고 저처럼 열심히 꿈을 갖고 왔던 어린이들에게 그 뜻이 제발 꺾여지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들과 정부와 언론인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국기헌 기자 bio@yonhapnews.net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