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fun)'매장,'휴(休)'마케팅,'문화'이벤트.요즘 서울 명동에 새로 들어서거나 리뉴얼하는 매장들의 공통된 세 가지 법칙이다. 명동 상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재미 없고,쉴 공간도 없고,차별화된 문화도 체험할 수 없는 매장은 쇼핑객들이 찾지 않기 때문. ◆톡톡 튀는 '펀'은 필수 명동 상권의 터줏대감인 금강제화는 지난 11일 캐주얼화부터 정장화까지 36가지 브랜드 신발을 파는 '레스모아' 1호점을 명동에 열며 건물 외벽에 브랜드 심벌인 펠리컨 모형을 달아 눈길을 끌고 있다. 매장 입구에도 약 2m 크기의 펠리컨 모형을 설치,고객들이 펠리컨 부리 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사진 맨위).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 후발주자인 에뛰드는 지난달과 이달 명동에 '인형의 집'을 컨셉트로 한 '더 에뛰드 하우스' 매장 두 곳을 잇따라 오픈하며 화장품 외에 침대 욕조 돌하우스(미니어처 공예품) 등을 매장 안에 배치,10대 소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페이스샵코리아는 이달 말 '더페이스샵' 명동 2호점을 리뉴얼하며 매장 안에 전속 모델 권상우와 똑같은 크기의 밀랍인형을 만들어놓고 쇼핑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만들 계획이다. ◆노는 공간은 '비용' 아닌 '투자' 에이블씨엔씨는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숍 '스위스 퓨어' 명동 매장 한쪽을 숲 속 통나무집처럼 꾸며놓고 편안한 쿠션에 기대 유기농 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게 하고 있다(사진 가운데). 스포츠 의류업체 휠라코리아는 전속 모델인 가수그룹 '동방신기'와 연계 마케팅을 위해 '휠라 영스' 명동 매장 3층을 아예 '동방신기'존으로 만들어놓고 아이들이 인터넷 등을 마음껏 쓰며 놀다 갈 수 있도록 했다. 휠라코리아의 김세레나 광고홍보팀장은 "명동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점포라기보다 '길거리 광고판' 역할을 하는 홍보 매장 개념이 크다"며 "옷 몇 장 더 파는 것보다 브랜드 컨셉트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임 공연,문화 강좌 등으로 차별화 '더 에뛰드 하우스' 명동 1호점에선 매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시간마다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2층 창가에 나와 마임이나 마술 공연을 선보이는 '10분 콘서트'를 진행 중이다(사진 맨아래). 더바디샵코리아 '더바디샵' 매장에선 지난 10월부터 피부 관리 요령과 화장법에 대해 알려주는 '메이크업 클래스',아로마테라피나 스파·마사지 관련 상식들에 대해 소개하는 '웰빙 클래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수경 에뛰드 마케팅팀 과장은 "이젠 명동에서 제품 1개를 사면 정품 1개를 더 준다는 식의 단순 판촉 행사로는 경쟁력이 없다"며 "길거리 매장들도 백화점 못지 않은 고급스러운 문화 마케팅을 적극 도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