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보고회' 개최 일자가 다음달 22일께로 잠정 결정됨에 따라 신병치료를 위해 해외에 체류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이 회의 참가를 명분으로 연내 귀국할 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5월16일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토론회'에서 도출된 대책의 이행실태 보고를 위해 열리는 이 행사의 개최일자는 주관부처인 산업자원부가 올린 12월22일이 유력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일정에 따라 하루, 이틀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 등 유관부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를 비롯한 경제단체, 대.중소기업 대표 등이 참석한 5월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토론회'에 이 회장은 참석했고 이번 '보고대회'에도 참석 대상이다. 청와대측은 "이 회장을 비롯한 개별 기업인들의 참석은 해당자의 재량에 달려 있으며 참석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보고대회' 참석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된 바 없고 현 상황에서 어떻게 될 지 예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고대회가 개최될 때까지) 한달이나 남았는데 그 사이에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나 이 회장의 귀국 및 '보고대회' 참석 여부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상황'이 신병치료의 진전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X파일' 사건 또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의혹에 따른 검찰 수사 등 다른 요인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닫았다. 재계의 많은 소식통들은 삼성측의 함구하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보고대회'를 계기로 이 회장이 귀국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언제까지나 외국에 머무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국가적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한다는 것은 이 회장에게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귀국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002년 대선자금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에도 4개월간의 '해외출장' 끝에 청와대 기업인 모임 참석을 앞두고 귀국한 바 있다. 더욱이 삼성은 최근 발표한 대규모 연구개발(R&D) 확대 계획에 1조2천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포함시키는 등 '상생협력'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이번 보고대회의 취지를 감안할 때 이 회장의 참석이 불가결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의 귀국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X파일' 사건이나 에버랜드 사건 등 그를 둘러싼 제반 요인들이 정리돼야 할 것이라고 재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