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사우디아라비아→홍콩→미국' 딕 아드보카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06독일월드컵에 대비한 내년 1∼2월 전지훈련 구상을 드러냈다. 15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계획은 6주 간의 기간을 잡아 UAE(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미국(LA) 등 4개국을 거쳐 가겠다고 했다. 평가전은 모두 8차례를 고려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내년 2월 15일(현지시간) LA에서 치를 멕시코와 A매치다. 도중에 짧은 초청 대회에 출전할 수도 있다. 중동에 가면 올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두번 모두 무릎을 꿇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설욕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물론 다음달 9일 독일월드컵 본선 조 추첨 결과가 나온 뒤 구체적인 상대가 정해질 전망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유럽, 아프리카 팀과 경기를 하고 싶다. 특히 강팀을 상대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호의 훈련 구상 중 유럽은 빠져 있다. 내년 월드컵 개최국이 독일이라면 당연히 현지 적응력을 기르기 위해 유럽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에 대해 "유럽에서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기간 유럽은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다. 날씨와 운동장 사정이 둘 다 좋지 않다. 일부 유럽 팀이 미국에 와서 훈련할 때 상대하겠다"고 말했다. 6주라는 기간도 벌써 난관에 부딪히는 분위기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직전처럼 6개월씩 훈련하고 싶다고 했지만 현실은 대표팀에만 '몰아주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프로 구단과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몇몇 클럽은 선수 차출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내년 3, 4월에도 소집하고 싶지만 K리그가 개막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대표팀 입장은 클럽팀과 상반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쉽게 결론을 내기 힘든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최소한 내년 1, 2월에 6주 간의 훈련을 보장받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