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독이 신약개발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뱀독에서 혈전을 용해시키는 효소나 항암성분 등을 추출해 혈전용해제,항암제 등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9일 특허청에 따르면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총 33건이 뱀독을 이용한 신약개발 기술이 특허로 출원돼 이 중 18건이 등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원된 기술 분야는 순환기계 치료가 72.7%인 2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뱀독 분리기술 12건,항암제 4건,안질환 2건(기술중복 출원)이다. 녹십자는 한국산 살모사의 독에서 혈전용해효소를 분리해 혈전증 치료제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지난 2000년 특허를 받았다. 녹십자는 특허명세서에서 한국산 살모사의 독이 혈전을 효과적으로 녹이고 독성이 적어 신약개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벤처 기업인 바이오버드는 한국산 칠점사의 독에서 단백질 분해효소인 트롬빈과 유사한 효소를 추출하는 기술에 대해 지난 2000년 특허 출원했다. 미국 애보트사는 말레이시아산 살모사로부터 항응고 성분을 얻어내는 기술을 개발해 지난 5월 특허를 받았다. 일본 아지노모도사는 혈소판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도 혈전의 생성을 막아주는 단백질 성분을 뱀독에서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지난 96년 특허를 출원했다. 한국MSD는 북살모사 독성분을 이용한 급성심장질환 치료제 '아그라스타트'를 개발,지난 91년부터 판매 중이다. 특허청 화학생명공학심사국 최원철 사무관은 "독은 인체에 특수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뱀독 이외에도 복어독 등 각종 독소를 이용한 신약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