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7일 조류인플루엔자(AI)의 전세계적인 확산이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사흘간 개최될 'H5N1 바이러스 퇴치 국제회의'의 개막식에서 "AI 유행이 언제 발생할지는 알 수 없으나 일어나리라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 "다음번 전세계 독감 유행은 어떤 국가도 비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지금까지 AI가 사람에게 전염된 124건 가운데 63건의 사망이 WHO에 보고됐다면서 AI로 인해 1억5천만 마리의 조류가 도살됐고 경제적 손실은 10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WHO와 세계은행,식량농업기구(FAO),국제수역기구(OIE)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회의에는 전세계에서 400여명의 전문가와 정책입안자들이 참여했다. 한편 중국은 이날 후난(湖南)성 샹탄(湘潭)현에서 폐렴증세를 보인 AI 의심환자 3명이 H5N1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은 닭을 만진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현재 폐렴증세를 보이고 있는 교사는 죽은 닭을 요리하기 위해 내장을 꺼냈으며 지난 달 숨진 12살 난 소녀와 현재 폐렴 증상을 앓고 있는 이 소녀의 9살짜리 남동생은 AI로 폐사한 가금류와 가깝게 접촉했다고 중국관리들이 WHO 발표를 인용해 밝혔다. WHO는 "이들 3명에 대한 초기 검사에서는 H5N1 바이러스에 음성반응을 보였으나 교사와 소년의 경우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베이싱 시 당국은 AI 확산을 막기 위해 시내에서 살아있는 가금류와 애완 조류를 거래하는 시장을 폐쇄한다고 이날 밝혔다. 류양칭 베이징시 농업국 부국장은 6일 이같은 방침을 전달한 후 시의 168개 조류 시장이 이미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류 부국장은 베이징 시민들이 집에서 애완조류를 기르는 것은 계속 허용되지만 수백년된 전통에 따라 비둘기들을 야외로 날려 보내는 것은 금지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북동부 랴오닝(遼寧)성의 AI가 발생한 지역에서 반경 3km 내의 600만 마리에 달하는 모든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에서는 이전에도 AI 감염사례가 보고됐던 우랄 산맥의 한 마을에서 H5N1 바이러스에 감염돼 폐사한 새 1마리가 발견됐다고 비상사태부가 이날 밝혔다. 마르코스 키프리아누 유럽연합(EU) 보건 담당 집행위원은 아시아 지역의 AI 확산 방지를 위해 3천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베트남 농업부 관리가 이날 밝혔다. 키프리아누 집행위원은 열흘 일정으로 AI가 발생한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하기 위해 6일 베트남에 도착했다. (제네바.베이징 AFP.dpa=연합뉴스)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