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 들어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민간 건설업체들의 경쟁이 벌써부터 가열되고 있다. 방폐장 건설은 공사비용만 7000억~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데다 기술력을 입증받을 수 있는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 공사를 수주할 경우 도로 건설 등 3000억원 규모의 부수적인 공사를 따내는 데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란 점에서 건설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그동안 원자력발전소 시공에 참여해왔던 대형 건설사들은 내년 상반기 정부의 공사 발주를 겨냥,해외 선진 시공기법을 연구하는 등 본격적인 수주경쟁체제에 들어갔다. 현대건설은 원전관련 시공능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원전 20기 가운데 12기를 단독 또는 공동으로 시공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원전의 핵심기술인 원자로 설치 경험까지 있는 등 이 분야에서는 단연 업계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원전과 방폐장은 시공하는 데 큰 기술적 차이가 없는 만큼 시공경험이 많은 업체가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등도 수주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경주 월성원전 준공 경험이 있는 만큼 어느 업체보다 경주의 지형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공사 수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폐장 건립과는 별도로 경주에 대한 3000억원 규모의 특별지원금 부여로 도로건설 등 부수적인 지역발전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폐장 공사는 이들 공사와의 연결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