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에 연어가 돌아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조정과 카누 경기를 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 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일입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14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86회 전국체전 개막식에서 울산의 깨긋해진 환경과 대회준비를 이렇게 치하했다. 울산광역시 주관으로 지난 14일 개막된 전국체전이 "역대 최대.최고의 대회"라는 평가 속에 20일 막을 내린다. 체전 사상 가장 많은 선수단이 참가한데다 울산시의 빈틈없는 준비, 110만 시민이 하나된 정성스런 손님 맞이, 여기에다 '생태.환경도시 울산' 이라는 이미지를 국내외에 심어주었다. 이번 체전의 선수단은 역대 최대 규모로 전국 16개 시.도와 15개 해외동포 등 모두 31개 선수단 3만여명이 참가했다. 울산시는 체전을 위해 60여 경기장을 준비했으며, 이 가운데 울산종합운동장과 실내수영장, 궁도장, 양궁장 등 7개 경기장을 신설하고 나머지는 기존 시설을 개보수해 활용했다. 주 경기장인 울산종합운동장과 울산체육공원내 축구장, 수영장 등 모든 시설이 완벽해 선수단과 관람객, 취재진이 하나같이 "전혀 불편이 없었으며, 훌륭하고 업그레이드 된 체전이었다"고 평가했다. 경기장 가운데 최고 히트작은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태화강에 마련된 조정과 카누 경기장.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에서 조정이나 카누 경기가 열린 경우가 거의 없어 선수들이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고 경기 때마다 시민 수 천명이 몰려들어 조정과 카누가 단번에 인기종목으로 부상했다. 특히 강물이 깨끗하고 숭어떼가 뛰노는 것을 본 선수단이 "태화강이 이렇게 맑은 줄 몰랐다"고 감탄, 울산이 전국 어느 도시보다 앞선 생태.환경도시임을 보여준 것은 무엇으로도 바꿀수 없는 큰 수확이었다.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수욕장 일대에 마련된 트라이애슬론 경기장, 숲과 호수로 어우러진 울산체육공원, '영남 알프스'로 알려진 신불산 자락의 승마장 등도 울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시민의 자발적인 체전 동참은 울산이 화합의 도시, 인정 넘치는 도시라는 점을 각인시켜 주었다. 3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경기장 안팎과 선수단 숙소, 시내 곳곳에서 안내와 질서유지, 환경미화, 급수, 미아보호 등을 도맡았다. 각급 기관과 기업체, 향우회, 시민.사회.봉사.종교.문화단체도 같은 일에 자발적으로 동참했을 뿐만아니라 선수단과 자매결연해 응원에 나섰고 선수단이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펴 인정과 화합의 잔치를 연출했다. 울산시내와 주요 경기장 주변에서 동시다발로 개최된 70여개의 행사는 이번 체전을 시민과 국민, 해외동포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켰다. 울산체육공원에서는 처용문화제가 열려 쇠부리놀이와 국제민속춤, 처용행차 등 20여개의 공연 및 전시행사를 선보였고 울산종합운동장 주변에서는 각종 체험.홍보관이 개관했으며, 옹기축제와 차없는 거리 축제, 한우불고기 축제 등도 이어졌다. 이 때문에 참가 선수단이 울산의 문화를 호흡하며 느낄 수 있었고 시민들도 축제장으로 몰리면서 경기 관람으로까지 이어져 체전과 축제의 열기가 한껏 달아 오를 수 있었다. 올해 국제포경위원회 등 국제행사를 치렀던 공무원들도 체전 준비와 운영경험을 쌓아 "이제 아시안게임도 치를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에 넘쳤다. 박맹우(朴孟雨) 울산시장은 "시의 경험과 완벽한 시설, 시민의 동참으로 볼 때 아시안게임 등 더 큰 대회도 개최할 자신이 있다"며 "우리 고장이 생태환경 도시로 거듭나고 시민의 참여가 적극적이었던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자 기쁨"이라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서진발 기자 sj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