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금리 상승기의 재테크 전략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통상 금리가 오를 때의 재테크 전략은 만기가 짧은 변동금리형 예금과 고정금리형 장기대출 상품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아직은 금리변동 추이를 단정하기 이르다는 점에서 전략 수립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예금..만기 1년짜리 유리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 팀장은 16일 "금리가 바닥권에서 벗어나려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으나 현 시점에서는 1년 이상의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상승세가 가파르면 금리가 충분히 오른 시점에서 단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보편적 전략이나 현 상황은 이러한 '재테크 공식'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8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만기 3개월짜리가 연 2.9~3.3% ▲6개월 3.1~3.6% ▲1년 3.55~4.4% 수준이다. 또 '고금리'를 앞세운 은행의 특판상품 금리는 만기 1년 기준으로 연 4.5~5.0% 수준이다. 이렇게 볼 때 장기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을 선호하는 은행의 특성을 고려할 때 향후 1년 이내에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는 한 1년만기 상품에 가입하는 게 훨씬 '득'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금통위의 콜금리 인상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까지 경기부양적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해 정책금리의 급격한 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 팀장은 "은행들은 장기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을 우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고객은 이런 은행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집마련.."고정금리형 장기상품 노려라" 전문가들은 "내집마련을 위해 대출 받으려는 고객에게는 고정금리형 장기상품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일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대부분이 3개월 만기 양도성 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 등 시장 실세금리에 이자율을 연동한 변동금리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의 만기 10년짜리 변동금리형 주택담보 대출상품을 통해 1억원을 빌린 회사원 최모(31)씨는 14일 기준으로 연 6.52%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대출을 받을 당시인 올 7월 초순께 최씨는 연 6.14%의 이자율을 적용받았으나 시장 실세금리의 오름세로 최씨에 대한 금리가 석 달 새 0.38%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최씨의 이자부담액은 연간 38만원이나 늘어나게 됐다. 금리 상승기 때 시중은행들은 통상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을 은행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금리를 변동금리형보다 연 1.5%포인트 가량 높게 적용한다. 그러나 은행과 보험사의 창구를 통해 판매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보금자리론) 상품은 현재 연 6.5%의 고정금리를 제시하고 있으며 만기도 10년과 15년, 20년 등 3가지 '장기형'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10년 이상의 장기 대출이나 신규 대출의 경우 고정금리 상품을 고려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한 팀장은 "10년 이상의 중.장기 대출 상품은 고정금리형을 검토해볼 만하다"며 "이 경우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과 시중은행의 대출 상품을 잘 비교해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PB영업본부 박윤옥 팀장도 "속단할 수는 없지만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 만은 분명하다"면서 "이러한 예상을 근거로 볼 때 고정금리형 장기대출을 받는 게 소비자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라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들은 금리가 상승세로 접어들기는 했으나 향후 추이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 볼 필요가 있으므로 자산구성의 급격한 변화는 가급적 삼간 채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 팀장은 "콜금리가 3년5개월만에 인상됐지만 시장에 나온 금융상품에는 이러한 금리 상승추세가 이미 반영돼 있다"면서 "향후 금리상승 추이가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자자산 구성(Portfolio)의 급격한 변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가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상장종목 주가의 추가 상승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굳이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싶다면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은행 강남교보타워지점의 박재현 PB팀장은 "통화당국의 정책금리 인상 전부터 시장에는 금리 상승세가 대세로 자리잡았다"면서도 "금리변동 추이에 대해 아직은 지켜봐야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기대수익률을 높이려는 고객은 적립식펀드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1년이하 단기투자라면 미국.일본 등 선진국 시장 투자 펀드, 3년 이상 장기투자라면 중국 등 브릭스(BRIC's) 투자 펀드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rj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