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분양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9 대 1의 경쟁률이 나올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신동아건설 목포 남악신도시 분양 관계자) 주택건설 업체들이 서울 등 수도권을 과감히 벗어나 그동안 소외받았던 지방 분양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그동안 주요 공략 대상이던 수도권은 주택 수요만큼이나 업체들의 피말리는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8·31 부동산종합대책이나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이중삼중의 규제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권 주택 수요자를 공략해 높은 청약경쟁률을 올리며 예상 밖의 성과를 내는 업체들이 잇따르면서 '국내 시장의 블루오션=지방'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현재 목포 남악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신동아건설의 '파밀리에' 아파트(750가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8·31 대책' 발표 이후 서울 동시분양에서 순위 내 청약에서 미달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수도권에서도 계약률이 크게 낮아지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9 대 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신동아건설의 우수영 부장은 "전남도청 이전과 J-프로젝트 등 호재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방은 실수요층이 두터운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월드건설이 경남 진해 자은동에서 분양하고 있는 '월드메드디앙'(358가구)에도 기대 이상의 방문객들이 몰리고 있다. 조태규 월드건설 팀장은 "수도권의 경우 각종 개발 재료로 땅값이 급등해 아파트 분양가격도 수요자들에게 버거운 수준으로 상승한 상태지만 지방은 아직 분양가가 상당히 저렴해 수요자들이 느끼는 부담도 덜하다 보니 성공 분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탄신도시 등 수도권에서 주로 아파트 사업을 벌였던 월드건설의 경우 현재 분양 중인 진해 자은동 외에 대구 울산 등 지방권에서만 총 3000여가구를 집중 공급키로 방침을 정할 정도로 지방 분양시장 개척에 '올인'하고 있다. 김광석 유니에셋 팀장은 "아무리 분양시장이 침체하더라도 과거 몇 년간 신규 분양이 없었던 지역의 경우 새 집을 원하는 이전 수요 등 탄탄한 실수요가 존재하게 마련"이라며 "무주공산(無主空山)을 선점하는 방식으로 블루오션 시장을 찾아나서는 주택건설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