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은 북한이 현대아산을 배제한 채 개성 관광사업을 제의해 온 것과 관련,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북측이 추가 제안을 해오더라도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롯데관광 이순남 기획실장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개성 관광사업은 현대아산과 북한 간의 계약 관계가 분명히 정리되고 정부 당국의 승인도 따라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이 북측과 맺었다는 7대 사업 독점권에 대한 합의서가 실제 효력이 있는지,앞으로 어떻게 정리될 것인지 분명해진 후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이 실장은 "일부 언론의 '1000만달러 지원' '1인당 관광 대가 200달러 책정' 등의 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북측은 개성 관광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해 오지 않았으며 롯데관광도 제안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 감사나 일부 언론이 거론한 관광 대가는 북측이 현대와 접촉하면서 제시한 조건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측이 개성관광 시범사업 뒤 현대아산에 3000만달러 지원과 1인당 관광 대가 200달러를 제시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각각 1000만달러와 150달러 선으로 하향 조정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 실장은 "북측이 롯데관광에 개성 관광사업을 제안한 것은 롯데관광의 일본인 모객 능력을 높이 산 것 같다"며 "수도권 지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을 경의선을 통해 개성으로 보내면 수익성이 있을 것 같아 KTX관광레저를 통한 열차 관광을 실시하기 위해 지난 3월 당국으로부터 대북접촉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측이 제시해 온 개성 관광사업과 관련해 현대와 공식적으로 협의한 적은 없다"며 "현대측에서 제의가 온다면 언제든 협의에 응하고 사업을 같이 추진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북측에서 추가 제안이 오더라도 롯데관광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상황이 아니다"며 "통일부 및 현대아산의 의견과 국민 여론을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