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2005년 노벨평화상 발표에서는 분초를 다투는 외신의 보도경쟁을 상징하는 듯한 `오보' 해프닝이 빚어졌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사무총장에게 돌아갔으나, 지구촌에 가장 먼저 타전된 수상자 이름은 엉뚱하게도 미국의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과 샘 넌 전 상원의원이었다. 세계의 시선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로 쏠려 있던 7일 오후 6시(한국시간). 독일 dpa통신은 6시 정각에 오슬로발로 "올해 노벨평화상은 핵군축에 기여한 공로로 미 정치인인 샘 넌과 리처드 루가가 수상했다"고 첫 보도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투하 60주년을 맞아 반핵활동공헌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한 가운데 이들이 이미 유력 후보로 부상했던 터여서 이 보도는 의심없이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불과 1-2분 뒤 로이터, AP, AFP 등 세계 주요 통신사들은 잇따라 IAEA와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을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긴급 보도하면서 수상자가 한순간에 뒤집어졌다. dpa통신도 `오보'를 인정하고 5분여 뒤 수상자를 정정하는 내용의 새 기사를 내보냈다. 이를 놓고 언론계에서는 "속보를 요하는 통신사의 특성상 가끔 발생하는 일"이라는 `온정론'과 더불어 "노벨평화상 발표같은 빅 뉴스를 놓고 그만큼 보도경쟁이 치열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라는 풀이들이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