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폭주하는 수주 물량을 오히려 블루오션 개척의 기회로 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도크 시설만으로는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워지자 도크 공정 없이 육상 작업만으로 대규모 원유 운반선 건조에 성공,지난 1월 세계 최초로 육상 건조 선박을 바다에 띄웠다. 육상에서 건조한 러시아 노보십사의 10만5000t급 원유 운반선은 14.6노트(약 27km/h)의 속력으로 칠레를 향해 항해에 나서 도크 없이 건조돼 바다를 누비는 첫 선박으로 세계 해운 역사에 기록됐다. 도크는 완성된 배를 바다에 띄울 수 있도록 해주는 대규모 웅덩이로 도크의 규모와 수가 조선업체의 건조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만큼 선박 건조의 필수 요건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2004년 10월 도크 없이 맨땅에서 선박 진수에 성공함으로써 건조능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증가하는 수주 물량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뒷받침하는 육상 총조립 공법은 선박 전체를 육상에서 건조해 바지선에 선박을 실어 공해상으로 이동시킨 뒤,바지선을 잠수시키면서 본선을 진수하는 방식.도크 규모에 따라 수주 물량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은 맨땅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데 성공한 것은 물론 해양설비제작 기술을 조선 건조에 적용,불규칙적인 조선과 해양 시장 변화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선 기술력과 사업 혁신 전략으로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 공간인 블루오션을 개척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러시아 노보십사로부터 12척,카타르 QSC사 2척,캐나다 티케이(Teekay)사 4척 등 모두 25척을 육상에서 건조키로 하는 조건으로 수주했으며 이미 이 가운데 4척을 성공적으로 건조해 인도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