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한국 조선업계의 미개척 분야인 크루즈선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를 다지고 있다. 크루즈선이란 10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우고 숙박 유흥 운동 오락 식사 등을 제공하는 이른바 '해상호텔'.세계적으로 800여척의 크루즈선이 카리브해,알래스카,미국 동부연안,브라질 해안 등을 운항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세계 1위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크루즈선 시장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선박발주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20% 이상을 차지하는 여객선과 크루즈선의 경우 이탈리아 핀란드 독일 프랑스 등의 조선소들이 대당 선가가 5억∼10억달러에 이르는 신조선 물량의 90% 이상을 싹쓸이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크루즈선을 미래 전략 선종으로 선정,2010년 전후로 건조 사업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유럽 조선소들을 벤치마킹하면서 중·대형 크루즈선의 선형 개발과 핵심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삼성중공업은 특히 여객선의 핵심 요소인 인테리어 기술 축적을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인테리어 업체들과 'inTEC'라는 기술협력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를 통해 인테리어 기자재 국산화,설계 및 시공기술 향상을 주도한 결과 최근에는 국내 업체 단독으로 여객선 인테리어 시공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력이 높아졌다. 이를 발판으로 삼성중공업은 1999년 그리스 미노안사에 2만8000t급 대형 여객선 3척을 인도한 데 이어 올해 9월엔 네덜란드 노포크사에 3만5000t급 고속여객선도 인도했다. 내년까지 추가로 3척의 여객선을 건조할 예정이다. 김징완 사장은 "지속적인 대형 여객선 건조 실적은 한국 조선업계의 미래를 위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