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김위찬,르네 마보안 프랑스 인시아드경영대학원 교수= 한국은 1980년대 일본에 밀렸던 미국이 90년대 다시 세계 경제를 주도했던 과정을 잘 살펴봐야 한다. 90년대 미국의 대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월마트 등이었다. 모두 경쟁자가 없는 독점기업이었다. 미국의 80년대가 일본과 경쟁해야 했던 '레드 오션(red ocean)'이었다면 90년대 미국 경제는 일종의 '블루 오션(blue ocean)'이었다. 미국 기업들의 중흥 뒤에는 블루오션 창출 과정이 있었다. 블루오션 창출을 얘기하면 기술개발을 떠오르기 쉽다. 하지만 기술개발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제품을 시장에 정착시키는 능력이며 그것이 바로 가치혁신이다. 기술혁신을 가치혁신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보자.대부분 사람들이 PC를 처음 만든 회사를 애플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중소기업이 만든 기술을 사들인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스나 윈도 프로그램도 중소기업에서 얻은 것이다. 초창기 미국 자동차 산업의 후발 주자였던 제너럴모터스(GM)는 다양한 색상과 모델을 끊임없이 내놓는 전략으로 소비자 개인의 취향에 맞춤으로써 대량생산 체제에 의한 단일 차종을 고집하던 '공룡' 포드를 추월할 수 있었다. 시장에서 성공한 대부분의 제품을 살펴보면 기술을 개발한 기업과 이것을 팔아 돈을 번 기업이 다르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술은 구할 수 있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블루오션 전략이다. 호주의 와인 제조업체인 카셀라 와인즈가 '옐로 테일'이란 브랜드로 미국의 와인시장을 석권한 것도 까다로운 와인 애호가가 아닌 맥주 소비자를 대상으로 맥주처럼 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분위기 있게 마실 수 있는 와인으로 승부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휴대폰의 뒷면에는 향수를 넣을 수 있게 디자인 돼 있다. 과거의 기업혁신은 CEO의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지만 현재는 혁신의 도구들만 갖추면 중소기업들도 얼마든지 블루오션 전략을 실천할 수 있다. 중소기업들은 상호간에 지나친 경쟁과 배타적인 자세보다는 거시적인 생각을 갖고 상호 활발한 사업제휴의 개념을 가질 때 함께 살아남을 수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는 1998년 VIP센터를 만들어서 블루오션 전략을 도입했고 그 결과 애니콜의 성공신화가 만들어 졌다. 특히 비용 부분에서는 매우 탁월하다. 창의성(creativity) 부분을 더 보완하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정리=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