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은 국내 철강산업의 발전과 함께 해 오면서 경쟁업체보다 앞선 기록들을 쏟아냈다. 올 들어서는 IT(정보기술)업체인 유일전자를 인수하면서 기존 철강사업 외에 가 보지 않은 전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1966년 말 국내 최초로 선진 전기로 제강법을 도입해 건설자재인 철근시장을 개척했다. 이어 1971년 국내 처음으로 후판을 생산하기 시작,1998년 연산 250만t의 후판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이는 세계 5위권 내에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당시만 하더라도 누구도 한국의 조선산업이 지금처럼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조선산업의 성장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해 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의 이 같은 선견지명과 투자는 달콤한 과실을 안겨주고 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매출액 대비 총이익 성장률이 41.09%에 달했다. 같은 기간 철강산업 평균 매출총이익 신장률 20.79%보다 두 배가 넘는 기록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서슴 없이 시장을 찾고 기술을 개발한다"는 회사 전통과 경쟁력이 블루오션을 항해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동국제강은 최근 후판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다시 새로운 방식을 찾아나서고 있다. 일본 JFE,브라질 CST 등과 슬래브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던 종전 방식과 달리 올 들어 영국의 코러스에 지분을 투자해 고급 슬래브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동국제강은 한발 더 나아가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원자재 확보에 접근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업체인 브라질의 CVRD사와 손잡고 브라질 현지에 연산 150만t 규모의 슬래브 공장을 아예 건설키로 한 것.후판용 원자재인 슬래브를 해외에서 직접 생산해 조달하기 위한 도전이다. 동국제강은 최근 세계 최대 철강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도 일치감치 공략했다. 1997년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중국 현지법인을 세운데 이어 올해 중국에 연산 300만t 규모의 냉연·표면처리강판 생산 및 판매기지를 구축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그동안의 성과나 영역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동력을 계속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6월 유일전자를 인수해 기존 철강사업과 다른 IT사업에 진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