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투자증권은 지난 8월 기업분석보고서를 통해 현대모비스를 '블루오션형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로 소개했다. 모듈사업이나 AS부품사업 등이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운 고수익 사업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전형적인 블루오션형이라는 것. 실제 현대모비스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철저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굴뚝기업의 이지를 벗고 첨단 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과거 현대정공 시절 컨테이너 철도차량 공작기계 등을 만들던 전형적인 전통산업 업체였다. 하지만 1999년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사업 내용이 완전히 바뀌었다. 당시만해도 생소한 개념이었던 자동차 부품 모듈(연관성 높은 여러 부품을 조립한 덩어리)사업에 뛰어들면서 신시장을 찾아냈다. 현대모비스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모듈화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전체 매출에서 모듈사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60%를 넘어섰다. 현대모비스의 안정적인 모듈생산 시스템 구축은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현대·기아차 외에 다른 고객을 적극 찾아나서고 있다. 기존 단품 위주의 수출방식에서 벗어나 모듈 단위의 부품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해 세계 자동차업체 '빅3' 중 한 곳인 다임러크라이슬러로부터 컴플리트 섀시모듈 공급 계약을 따내는 성과로 이어졌다. 국내 자동차부품 업체의 단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인 연간 1800억원 규모다. 현대모비스는 미국 다임러크라이슬러 공장 내에 생산시설을 설립,모듈을 생산·공급하게 된다. 모듈부문과 함께 현대모비스의 양대 축을 이루는 분야는 AS부품사업.이 사업의 수익성도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꾸준한 물류혁신을 통해 적시공급 체계를 갖추는 등 가치 혁신을 추구한 결과에서 비롯됐다. 작년 말에는 해외시장에서 AS부품 및 애프터마켓용 부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중장기 해외 AS부품시장 확대전략'을 마련했다. 이 전략에 따라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남미 등 권역별로 전담팀을 만들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신뢰와 혁신'이라는 새로운 'BI(기업정체성)'를 선포했다. 끊임 없는 혁신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