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 조성에 나선 것은 한국의 실리콘 밸리를 완성,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 삼성전자는 화성 반도체 단지에 향후 7년간 330억 달러를 투자, 기흥-화성-동탄을 잇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단지를 건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 부문에도 조기 투자를 단행, 세계 업체간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타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려 명실상부한 반도체 세계 톱 업체로 우뚝 선다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는 1974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 진출 이후 최대 규모로 투자가 마무리되는 2012년이면 기흥과 화성사업장(동탄 포함)은 R&D, 생산, 영업, 지원시설이 총집결돼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국판 실리콘 밸리인 최첨단 세미콘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은 이날 "세계 최대 규모인 총 91만평의 반도체 생산 단지 탄생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로 2012년 반도체 매출 61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 세계 최대 규모 `한국판 실리콘' 생긴다 = 총 48만평 규모의 전체 화성 단지는 화성시 태안읍 및 동탄면에 걸쳐 위치하고 있으며 이번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2단지 29만평 부지에는 올해 5월 매입한 동탄 17만평도 포함되고 있다. 29만평 부지에는 4개동에 걸쳐 8개 라인이 건설되며 8기가비트(Gb) 이상의 대용량 낸드 플래시 등 차세대 첨단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2012년까지 신규 부지에 8개 라인이 모두 완공될 경우 기흥(43만평)-화성(48만평)을 잇는 총 91만평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단지가 탄생된다. 삼성전자는 기흥단지내 메모리-시스템LSI(비메모리) 11개 라인과 기존 화성에서 5개의 메모리 라인을 합해 모두 24개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확보하게 되는 셈. 4개 건물 가운데 2개 건물을 현재 상용화된 12인치 웨이퍼 보다 커진 16인치 또는 18인치급 대형 웨이퍼 도입을 감안, 라인 규모도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차세대 나노기술 등 미래 반도체 기술의 지속적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차세대 12인치 나노기술 및 신공정, 신물질 등 미래 반도체 기술 연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전용 라인(NRD(New R&D)라인)도 건설한다. NRD라인은 8천600억원이 투입돼 복층 팹과 9층짜리 업무시설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연면적 3만5천평 규모의 초대형 복합형 반도체 연구시설로 조성되며 8개 신규라인과 함께 화성 신규단지 29만평 부지내에 들어선다. 삼성전자의 초대형 반도체 단지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R&D, 생산, 영업, 지원시설 등 모든 유관부서를 한곳에 갖추고 있어 의사결정과 실행, 시장상황 대처 등 업무추진 속도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신규 조성 단지에 `삼성E-Park'라는 신개념의 단지 컨셉을 도입, `첨단(`Electronics'), 생태환경(`Eco'), 감성(Emotion)을 개념을 적용시켜 기능, 환경, 미관을 고려한 친환경적인 선진형 단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녹지율을 30% 수준으로 늘리고 단지내에 1천평 이상의 대형 호수도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첨단 반도체 라인 인근에 국내 장비 및 재료 업체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어서 반도체 관련 유관산업도 집결하는 한국판 실리콘 밸리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30년만에 최대 투자로 미래 대비..제2신화 창조 = 이번에 삼성전자가 발표한 투자 규모는 1974년 반도체 사업 진출 이후 최대로, 이번 투자 결정은 세계 최고의 초일류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회사측은 전했다. 화성 2단지 투자 결정은 지난해 12월6일 이건희 회장이 주재한 반도체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월드-리딩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는 중.장기 방안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5∼10년 뒤를 대비한 투자, 기술개발을 본격화하자는 차원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1단계로 2006년 상반기까지 12인치 메모리 라인인 15라인의 건물 건설을 완료할 예정이며 연구인력을 포함한 우수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 2012년까지 신규인력 1만4천명을 채용해 첨단 나노 기술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다. R&D 전용라인인 NRD 라인은 2006년 5월부터 본격 가동되며 삼성전자는 이 라인을 통해 4기가비트(Gb) 및 8기가비트(Gb) 용량의 대용량 D램, 32기가비트 (Gb) 및 64기가비트(Gb) 이상의 낸드 플래시 등 `차차(次次)세대' 제품을 조기에 개발, 첨단 나노기술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허브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번 NRD라인은 올해 개발에 성공한 50나노 기술의 차기 공정기술인 40나노급 기술개발과 차차대 기술인 30나노급 기술 개발까지 대응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선진 반도체업체간 공동연구 컨소시엄인 'SEMATECH(세마텍)'에 가입, 인텔, IBM, TI, 필립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회사들과 공동으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연구와 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중.장기 계획은 시장의 변화와 기술의 변화를 읽어낸 뒤 반도체 산업의 특성인 `타이밍'을 고려해 단행한 절묘한 결정으로 향후 반도체 전체 업계 1위에 삼성의 이름을 올리기 위한 야심찬 도전"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