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실시된 폴란드 총선에서 중도 우파 야당인 법과 정의(PiS)가 제 1당을 차지한 것으로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 법과 정의는 27.6%, 보수 야당인 시민강령(PO)은 24.1%를 얻어 우파 야당 연정이 성립될 수 있게 됐다. 다른 출구조사에서도 법과 정의가 28.26%, 시민강령이 26.35%를 얻어 우파 야당이 과반수를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집권 좌파동맹은 11%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부패 스캔들로 유권자들로부터 외면 받은 좌파동맹은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5% 의석 저지선 획득 여부가 불명했으나 총선 결과 의회 진출에는 성공했다. 1989년 폴란드 공산정권이 붕괴된 이후 5번째로 실시된 이번 총선에서 연대노조의 운동의 후신인 법과 정의 및 시민 강령이 하원 의석 460석 중 303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자유선거 실시 이후 연대노조 출신 정당 최대의 승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38%를 기록해 1989년 이래 가장 낮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출구조사 발표 직후 법과 정의는 총선 승리를 선언했다. 법과 정의의 총리 후보인 야로슬라브 카친스키는 "우리는 승리했다. 우리는 정당으로서 승리했을 뿐 아니라 더욱 중요한 공약으로도 승리했다"고 말했다. 법과 정의는 좌파 정부의 부패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폴란드 국민에게 깨끗한 정치와 강력한 반부패 조치를 약속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경제 개혁과 함께 사회안전망을 유지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좌우 양진영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법과 정의와 제 1당 경쟁을 벌인 시민강령은 선거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법과 정의보다 지지율이 크게 앞섰으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지지율이 차이가 좁혀지더니 선거 결과 제 1당이 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강령은 과감한 세제개혁 등 시장지향적인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해 경제계의 환영을 받았으나 사회보장 축소를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우려로 막판에 지지율이 떨어졌다. 이번 총선은 오는 10월 9일 대통령 선거에 앞서 실시된 것이어서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우파 야당 후보들간 각축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시민강령의 도널드 투스크 당수가 44-47%의 지지율로 앞서 있으며 법과 정의의 레흐 카친스키 당수가 27-30%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총선에서 법과 정의가 제 1당이 됨에 따라 카친스키 당수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