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가 불륜에 빠지며 한순간에 가정을 버리는 못된 남편역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호평받고 있다.


KBS 2TV '장밋빛 인생'(극본 문영남, 연출 김종창)에서 손현주는 반성문으로 등장한다.


살림에는 악바리 주부지만 남편과 딸 둘에게서 행복함을 느끼고 사는 맹순이(최진실)를 철저하게 배신하는 인물이다.


손현주는 두가지 얼굴을 능수능란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혼을 해주지 않겠다고 버티는 최진실에게는 폭력까지 일삼을 정도로 잔인한 표정을 하고, 아들을 앞세운채 김밥을 싸들고 온 조은숙(오미자 역) 앞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띤다.


이외에도 손현주는 친구이자 매제인 권해효 앞에서는 최진실에게 대신 이혼승락을 받아오라며 애써 비굴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맹순이역을 맡은 최진실의 열연과 함께 결코 이에 뒤질 수 없을 정도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장밋빛 인생'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일등공신으로 작용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조연배우로 주로 활동해온 손현주로서는 자신의 장점을 한껏 드러낸 것. 결코 튀지 않지만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는 오히려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자칫 악역 캐릭터의 경우 시청자들의 동일시 현상이 일어나면서 배우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기 십상이지만 '장밋빛 인생' 시청자게시판에는 손현주의 리얼한 연기를 칭찬하는 글이 다수 올라있다.


손현주는 "(최)진실이가 올인하는 심정으로 연기에 몰입하고 있어 덩달아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며 공을 최진실에게 돌렸다.


최진실은 "현주 오빠와 처음 연기하지만 너무 잘 이끌어줘 믿음이 가 마음놓고 연기하게 된다"고 서로를 추켜세웠다.


손현주의 걱정은 최진실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아내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펼쳐보이게 될 시점이다.


"반성문이 진짜 반성을 해 잊고 살았던 아내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터닝포인트에서 억지스러운 극 전개가 아닌 진심으로 보이게 하는 연기를 해야하는게 벌써부터 걱정이다"고 말했다.


중반을 넘어서는 시점부터 '장밋빛 인생'은 암투병을 하는 최진실과 옆에서 애틋하게 간병하는 손현주의 이야기로 바뀌게 된다.


24부작 '장밋빛 인생'은 3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