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일제 강점기때 왜곡된 이래 지금까지 계속 잘못 쓰이고 있는 지명이나 도로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일제가 자원 수탈이나 통치 편의 등을 위해 행정구역을 바꾸면서 일본식으로 개명한 지명들이 본래 이름을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행자부 도로명 및 건물번호부여 지원단에 따르면 최근 전국 16개 시도에 협조공문을 보내 일제에 의해 부여됐거나 왜곡된 지명 및 도로명과 복원상황 등을 파악해 보고토록 했다. 행자부는 조사결과가 취합 되는대로 국토지리정보원에 자료를 제공, 일제가 민족정신과 정체성을 말살하려고 단행한 `창지개명(創地改名)'을 바로잡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부산시의 경우 전수조사에서 부산 중구 남포동의 경우 고유지명인 `자갈치'가 일제때 `남빈정'으로 왜곡됐다가 해방후 `남포동'으로 전환됐고, 중구 중앙동의 고유지명인 `논치'는 일제때 `대창정'으로 불렸다가 해방후 `중앙동'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행자부는 또 이번 조사에서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 꽃이름 등을 딴 도로명을 별도로 파악한 뒤 우수사례를 정리, 전국 자치단체에 통보할 계획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도로의 명칭에 지역의 특색이나 역사성이 담겨 있으면 이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자긍심을 갖게 되고, 애향심도 고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녹색연합은 "자연지명을 담당하는 시.군.구의 지명위원회가 유명무실한 데다 자연지명은 국토지리정보원이, 행정지명은 행정자치부가, 하천.도로명은 건설 교통부가, 군사시설명은 국방부가 맡는 등 지명 관리에 일관성.체계성이 없어 지명이 바로잡히지 않고 있다"며 "이번 전수조사를 계기로 지명 담당부처간 협조체계도 함께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부산=연합뉴스) 김재홍.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