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미국 뉴올리언스 일대의 참상이 남의 일 같지 않다. 한반도도 6,7일께 태풍 '나비'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는 데다 허리케인발 경기 침체가 국내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 지역에선 아직 구체적인 사망자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벌써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급등한 유가가 다시 뜀박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일각에서는 카트리나로 입은 경제적 피해가 1000억달러가 넘고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로 미국 경제를 떠받쳐 온 민간 소비가 위축될 경우 한국은 물론 세계 경기에 찬바람이 불 수 있다.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 뒤 여당 일각에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만큼 금통위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과열을 막으려면 시중에 풀린 420조원가량의 부동자금을 어느 정도 거둬들일 필요가 있지만,전문가들은 회복이 더딘 경기를 생각해 아직은 동결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통계청이 6일과 8일 각각 발표하는 '8월 서비스 활동동향'과 '8월 소비자 전망조사'결과를 보면 민간 소비 동향을 보다 더 잘 가늠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8·31대책에 따른 시장 반응도 여전히 주목된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부동산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송파신도시 주변 거여·마천지역은 개발 재료를 바탕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7일 열리는 부동산 당정회의에서는 대책 발표 이후 투기방지 후속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6일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단독 회동,연정을 비롯한 복잡한 정국 현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정치권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명쾌한 답도 함께 찾아주길 기대해본다. 경제부 차장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