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을 가다] (6) 터키 이스탄불 "시장 자체가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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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경계로 왼쪽은 유럽,오른쪽은 아시아로 갈리며 유럽 쪽은 다시 '골든 혼(금각만)'에 의해 구 시가지와 신 시가지로 나뉜다.
그랜드 바자르가 있는 곳은 구 시가지다.
구 시가지는 관공서 등이 몰려 있는 신 시가지에 비해 한물간 것처럼 보이지만 유적들이 몰려 있어 항상 관광객들로 붐비는 까닭에 오히려 목이 좋다.
이 곳 상인연합회장인 하산 프라트 박사는 "상점 자리값이 워낙 비싸 외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은 현재 10곳이 안 된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부자 한 사람이 점포 5개를 운영하고 있고 독일인이 2개,미국 여성이 운영하는 점포도 하나 있다고 한다.
총 5000여개에 달하는 점포 가운데 보석 상점이 1100여개로 가장 많고 500여개는 카펫,400여개는 가죽제품 상점이다.
카펫 상점으로는 40~50년 역사를 가진 케말 에롤,솅기올,카펫 인 같은 곳이 터줏대감으로 꼽힌다.
이 시장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지진과 화재 등 시련도 많았다.
1600년대 1차 지진 때는 시장 바깥 쪽 나무 기둥들이 다 타버렸고 1894년 2차 대지진 때는 시장 절반 정도가 소실되는 수난을 겪었다.
2차 지진 때는 쓰나미까지 발생해 오스만 제국의 첫 왕궁인 톱카프 궁전 앞 바닷물이 육지쪽으로 3km까지 밀고 들어왔다고 한다.
하산 회장은 시장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설 현대화와 보안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자체가 역사적인 유적지이다 보니 시설 등의 현대화가 쉽지 않다"며 "얼마 전에도 전문가들을 불러 지반과 천장 등의 안전성을 진단했다"고 소개했다.
또 지난 94년에는 테러가 두 차례 발생했던 점 때문에 보안 문제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시장 내부에서 운행되는 특별 소방차에다 각 출입구에는 총기를 소지한 사설 경비원을 두고 있다.
폐쇄회로 카메라도 설치해 놓고 있다.
하산 회장은 그러나 시장 거래규모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고개를 저었다.
상인들이 세금 문제로 노출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터키의 지하경제 규모는 전체 경제의 50%를 차지한다"면서도 혹시나 하는 우려 때문인지 "과거에는 이 시장에 유령 회사를 설립,음성적인 거래가 성행했지만 지금은 종이에 쓰지 않으면 거래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탈세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