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대책'이 발표되면서 분양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세대별 주택담보대출 제한과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 확대,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의 악재가 쏟아지면서 하루평균 수천명이 찾던 서울지역의 고급 주상복합 모델하우스에서도 방문객들이 자취를 감췄다.


지방 모델하우스에서도 이번 대책의 여파를 묻는 문의가 폭주하는 등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건설사의 분양 관계자들은 "실수요자들은 분양시장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태연한 반응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 모델하우스 방문객 급감


오는 5일부터 청약을 받는 롯데건설의 마포구 공덕동 주상복합 '롯데캐슬 프레지던트' 모델하우스는 대책 발표 하루 만에 방문객이 크게 줄어 한산할 정도였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지난주만 해도 하루 평균 1000여명까지 방문했는데 어제부터 500명대로 뚝 떨어졌다"며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공식적으로 발표되자 수요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찾은 박모씨는 "대형 평형 1채만 갖는 게 좋을 것 같아 찾아왔다"면서도 "수백만원대의 종부세 때문에 아직 (청약)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귀띔했다.


포스코건설의 송파구 신천동 '더샵 스타파크'(주상복합) 모델하우스 역시 정부대책 발표 이후 방문객수가 지난주의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분양대행사인 포스어코드 윤정수 과장은 "관심있는 수요자들은 대부분 지난주에 모델하우스를 다녀갔기 때문에 청약 경쟁률이 낮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파신도시 조성계획이 발표되면서 극동건설의 송파구 가락동 '가락 스타클래스'에는 그나마 방문객이 꾸준했다.



◆지방 분양단지도 전전긍긍


지방에서 분양 중인 단지들도 '8·31대책'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분양권 전매 금지라는 최악의 규제는 이번 대책에서 빠졌지만 그동안 미계약 물량의 상당 부분을 소화해주던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투자수요를 이제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충남 아산 풍기동에서 1456가구를 분양 중인 동일토건은 계약자 이탈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김격수 동일토건 이사는 "평균 1.12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달성해 선전했지만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돼 1 대 1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는 포스코건설의 '동탄 2차 더샵' 역시 실수요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초조한 기색이다.


분양대행사인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아무래도 타격은 좀 있지 않겠느냐"며 "전력을 기울였던 사전 마케팅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지방이 실수요자 시장이라고 하지만 최근 분양가가 급격히 오른 데다 경기마저 좋지 않아 이번 대책의 여파가 수도권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은·노경목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