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 간 경제 협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협력 분야도 IT(정보기술)에 이어 에너지 철강 등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양국 간 무역액은 2001년 36억달러에 그쳤으나 올해 180억달러로 예상될 만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 경제가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상호 보완성이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향후 협력 관계가 더 긴밀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 간 경제 공조는 '친디아(Chindia) 경제 동맹'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유가 파고 함께 넘는다 중국과 인도는 에너지 부문 협력을 위한 태스크 포스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중국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자원의 공동이용 및 유전·가스전 공동 입찰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과 인도는 이미 카자흐스탄 수단 이란 등지의 유전개발에 협력 파트너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에너지 분야 공조를 다지기 위해 마니 샨카르 아이야르 석유장관이 오는 11월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해외 에너지 공동개발에는 인도측에서 ONGC 오일인디아 인도석유 등이,중국에선 3대 석유업체인 중국석유천연가스총공사(CNPC) 중국석화(시노펙) 중국해양석유(CNOOC)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에너지 공조 가속화는 해외자원 확보를 위한 무리한 경쟁이 비용만 증가시킬 것이라는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는 철강,중국은 철광석을 지난 4월 중국의 12개 철강회사 대표들이 인도를 방문했다. 현지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중국 언론은 양국의 철강업계가 정식교류를 가진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인도는 지난해 브라질을 제치고 중국의 2위 철광석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중국은 인도를 안정적인 철광석 공급처로 확보할 경우 호주 및 브라질 철광석업체들과의 가격협상에서도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철광석 무역업체 20여개사가 이달 말 인도를 방문,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인도는 중국의 철강업계 투자를 바라고 있다. 철강 생산 능력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 젠롱강철 관계자는 "인도를 방문했을 때 중국의 철강과 자금 기술 설비 요청을 많이 받았다"며 "인도는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늘면서 철강 시장 전망이 밝은 데다 철강 생산 단가가 향후엔 중국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IT 소프트·하드 강국의 만남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의 소프트웨어단지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파크는 최근 인도의 대표적 IT서비스업체인 TCS와 공동으로 소프트웨어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2006년 중관춘에 들어설 합작사는 아시아 시장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IT 아웃소싱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IT 하드웨어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인도를 지렛대로 소프트웨어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대표적인 사례다. 작년 말에는 인도 AIIT그룹이 중국 베이자정보와 공동으로 푸젠성의 푸저우에 소프트웨어종합기지를 건설키로 합의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