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당초 석 강 대표의 공언과 달리 일부 고객을 상대로 상품권을 덤으로 주는 판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통례와 달리 특정 당일 구매액이 아닌 일정 기간 누적 구매액의 일부를 상품권으로 주는 `마일리지' 제도를 채택, 석 대표의 과당경쟁 자제 유도에 고개를 끄덕이던 경쟁사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일부 고객에게 보낸 편지(DM)에서 새 본점 그랜드 오픈을 기념한 특별 마일리지를 실시한다고 밝히면서 8-15일 현금이나 카드로 구매한 고객들에게 누적 구매액의 일부를 상품권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이 편지에 붙어있는 쿠폰과 함께 구매 영수증을 제시하면 합산결과 5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3만5천원, 100만원 이상은 7만원, 200만원 이상은 14만원, 300만원 이상은 21만원, 500만원 이상은 35만원의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신세계의 이같은 판촉행위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상 구매금액의 7%, 5% 등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덤으로 증정해온 사은행사를 하지않겠다고 밝힌 석 대표의 언급과 배치되는 것이다. 석 대표는 이 간담회에서 "상품과 서비스 등 본질로 경쟁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점포 오픈 때마다 반복해온 세일, 사은품 행사를 자제하자는 입장을 업계에 전달했고 대체로 서로 동조했다"며 신세계의 과당경쟁 자제 유도를 은근히 과시했다. 나아가 석 대표가 간담회에 나서기 전에 이미 상당수 고객들은 마일리지 시행을알리는 신세계측의 편지를 받은 것으로 파악돼 석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거짓말'을했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석 대표가 말한 것은 모든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일정 비율의 상품권을 일률적으로 주는 행사를 않겠다는 뜻이었지 이러한 행사까지도 포함하는 의미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편지 발송 대상은 실제 구매력 또는 구매 잠재력 평가를 거쳐 선별됐으나 영업비밀상 얼마나 많은 고객들에게 편지를 보냈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마일리지에 대해 "그간 업계에서 자주 선보인 제도"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세계와 범 명동상권 다툼에 한창인 롯데백화점측은 "대표까지 나서 과도한 행사를 자제하겠다고 해놓고서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 아니냐"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상응하는 사은행사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백화점측도 "마일리지는 한동안 사라졌던 특별한 제도"라면서 "과당경쟁이 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논평했다. 일부 백화점 납품협력업체와 경쟁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너무 과한 것 아니냐", "업계가 빗나간 경쟁을 벌이지 않겠느냐", "비용 부담을 협력업체가 같이 지게 되면 결국 소비자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는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대응을 자제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미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4일까지의 일정으로 특정 당일 3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00% 당첨 경품 행사를 열어 상품권을 주는 등 각종 `변형된' 사은행사로 맞불을 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황윤정 기자 uni@yna.co.kr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