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의 '꽃' 경영이 2005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무더기 한국 신기록을 쏟아내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원동력으로는 지난 4월 실시한 중국 쿤밍 고지 훈련과 세대 교체 성공, 출국 1주일 전에 대구 두류 야외 수영장에서 실시한 적응 훈련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심리적인 요인도 한국 신기록 작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회 장소인 캐나다 몬트리올 장드라포 공원 야외 수영장이 일반 수영장보다 길이가 짧게 느껴져 선수들의 느끼는 부담감이 훨씬 줄어든다는 것. 정부광 대한수영연맹 경영이사는 29일 "현장에 직접 가보니 수영장이 폭이 좁고 경기장을 둘러싼 관중석이 가파른 각도로 배치돼 있어 전체적으로 수영장이 작아 보이는 착시효과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정 이사에 따르면 같은 야외 수영장이었던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수영장 폭도 넓고, 관중성도 완만한 각도로 배치돼 있어 레인이 실제보다 더 멀게 인식됐던 것과는 정반대인 셈. 이 덕분에 한국 선수단은 경영 첫날 유승현(한체대)의 남자 평영 100m를 신호탄으로 지금까지 무려 6개의 한국신기록을 양산했다. 또 '기대주' 정유진(성서고)이 나서는 여자 배영 200m와 작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 진출의 쾌거를 달성한 남유선(서울대), '유망주' 정지연(경기체고)이 출전하는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도 기록 작성이 기대되는 상황. 아테네 올림픽 때는 남유선과 김방현 단 2명만이 한국신기록의 주인공이 된 것과 뚜렷이 대비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 세계신기록의 경우 실내 수영장에서 치러진 2년 전 바르셀로나선수권 때의 13개에 아직 훨씬 못미치는 등 주춤한 것을 보면 한국 선수단의 선전을 전적으로 '착시효과' 덕분으로만은 볼 수 없을 터. 작년 아테네 올림픽 직후에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개편하고 해발 2천m의 쿤밍에서 고지 훈련을 실시하는 등 집중적인 투자가 보태졌기에 가능한 결과 임은 당연하다. 아무튼 야외 수영장으로 기록 달성이 불리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비웃듯 연일 한국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는 대표팀이 '착시효과'라는 뜻밖의 원군을 발판삼아 과연 몇 개나 더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