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증권신흥증권이 창사 50주년을 맞음에 따라 50살을 넘긴 증권사가 6곳으로 늘었다. 28일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설립된 지 50년이 넘은 장수 증권사는 교보, 서울, 부국, 브릿지(옛 일은증권), 신흥, SK(옛 신우증권) 등 6개사다. 역사가 오래된 증권사는 주로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로 최근 인수합병설 등 내우외환에 시달린 곳이 많다. SK증권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28일 오후 5시 워커힐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신흥증권도 지난 26일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두 증권사는 50주년 행사를 계기로 새 출발을 다짐하는 분위기다. ◆최고령 증권사 교보증권 =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증권사는 1949년 11월22일에 설립된 교보증권이다. 현존하는 증권사 가운데 한국전쟁 이전에 증권업무를 시작한 곳은 교보증권이 유일하다. 전쟁이 끝난 54년과 서울증권부국증권, 브릿지증권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이듬해에 설립된 회사가 올해로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접어든 SK증권과 신흥증권이다. 격동의 현대사를 거치면서 증권업계 순위는 크게 바꿨다. 장수 증권사들은 대부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6월30일 현재 39개 국내 증권사 순위를 임직원수 기준으로 정하면 교보증권이 10위로 간신히 10위 안에 든다. SK증권[001510]과 서울증권은 12위, 16위이고 신흥증권(23위), 부국증권(25위), 브릿지증권(26위) 차례다. ◆중소형 증권사 인수합병설에 휘둘려 = 대체로 규모가 작은 증권사이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증권업계 인수합병 태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일부 증권사는 외국계 대주주의 전횡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SK증권은 55년 7월30일 신우증권으로 출발해 91년 SK그룹에 인수됐다. SK그룹이 SK글로벌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2003년 채권단 관리로 넘어갔고, 지난해 서울증권과 매각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농협이 인수할 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다. 2002년 일은증권과 대유증권합병으로 설립된 브릿지증권은 외국계 대주주인 브릿지인베스트먼트홀딩스(BIH) 밑에서 곤욕을 치렀다. 대주주가 두 차례 유상감자와 고배당, 그리고 외상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서자 노조가 반발하면서 내홍을 겪었다. 결국 BIH가 국내 자본인 골든브릿지와 브릿지증권 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브릿지 사태'는 일단락됐다. ◆증시 호황 맞아 새출발 분위기 = 서울증권도 99년 소로스펀드가 인수한 이후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2004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에 14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203억원을 들여 자사주 400만주를 이익소각해 '주주 잇속 챙기기'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부국증권은 지난해 리딩투자증권이 지분을 늘리면서 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2004년 부국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은 여전히 부국증권 지분의 10.76%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중소형 증권사들은 수익기반이 약해 증권업계 인수합병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매물로 거론되곤 했다"며 "다만 올해는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아 새출발을 다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