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8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은 경기가 아직도 회복쪽으로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바닥 다지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약하나마 경기 회복세를 지탱해주고 있는 생산과 도소매 판매는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고 경제성장 선순환구조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할 설비투자는 부진하다. 경제 전문가들도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설비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생산.도소매 판매 증가폭 둔화 전반적인 생산과 내수 동향을 보여주는 산업생산 지수와 도소매 판매는 작년 동월보다 각각 4.1%와 3.0% 늘어나면서 모두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올 2.4분기 도소매 판매는 작년 동기보다 2.7% 늘어 2003년 1.4분기의 1.7% 이후 9분기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2.4분기 산업생산 증가율도 4.0%로 앞선 1.4분기의 3.8%보다 0.2%포인트 확대됐다. 지난달 도매와 소매 판매도 각각 3.1%와 1.8% 늘어나 각각 4개월과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6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5월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졌고 도소매 판매 증가율도 5월보다 0.7%포인트 내려갔으며 도매와 소매 판매 증가율 역시 전월에 비해 각각 1.4%포인트와 0.5%포인트 내려가 주요 지표들의 상승세가 둔화됐다. ◇소비.건설 호조..설비투자 부진 부문별로는 소비와 건설이 호조를 보이며 경기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지만 설비투자는 증감을 반복하며 부진, 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소매 판매의 증가세 속에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지난달에 5.0% 늘어 2002년 12월의 8.4% 이후 30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고 내구소비재 출하 증가율도 14.4%로 역시 3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판매는 신차 출시 등으로 작년 동월보다 12.5% 늘어 30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6월 건설기성과 건설수주도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11.1%와 38.0% 늘어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 건설경기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보다 2.8% 감소했고 설비용 기계내수출하는 3.5%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설비투자 증가율은 1월 16.0%, 2월 -3.5, 3월 1.6%, 4월 -0.2%, 5월 7.7% 등으로 증감을 반복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6월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7.5%로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올 6월 설비투자 증가율이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횡보..회복 기대감 상존 현재의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3으로 전월보다 0.3포인트 감소하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경기가 아직 회복세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횡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순환변동치 전월차는 작년 12월 -0.3포인트, 1월 0.3포인트, 2월 -0.7포인트, 3월 0.1포인트, 4월 -0.8포인트, 5월 0.2포인트 등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기전환시기를 예고해 주는 경기 선행지수전년동월비는 1.6%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라가며 2개월 연속 증가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경기 저점 통과 늦어질 수도 있어" 경제 전문가들은 내수회복세가 수출둔화를 상쇄할 정도로 강하지 않고 설비투자도 부진해 경기가 횡보하고 있다며 경기의 저점 통과 시기가 늦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투자는 좋지만 설비투자가 다시 감소세를 보여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 같다"며 "경기동행지수가 계속 오락가락하고 있어 경기의 저점 통과 시기가 3.4분기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세가 매우 느린 것으로 보이고 설비투자가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설비투자 개선을 위한 내.외국기업의 투자 관련 규제완화가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철주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은 "원래 좋지 않았던 설비투자가 기저효과로 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내수도 재고 조정 등으로 수출 증가율 둔화를 상쇄할 정도로 좋아지지는 않았다"며 "경기가 횡보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김 과장은 이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등락을 거듭해 저점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선행지수는 4월을 제외하면 지난 2월이후 모두 증가세인 만큼 늦어도 4.4분기에는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이 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