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전세 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초·중·고교의 여름방학을 전후로 해마다 '방학 특수'를 누리던 강남구와 양천구의 전셋값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지역 아파트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0.04%로 전주(0.06%)보다 0.02%포인트 더 떨어지며 지난달 첫째 주(0.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신도시(0.18%)는 물론 수도권(0.06%) 지역의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과 목동이 속한 강남구와 양천구의 전셋값도 이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주 전셋값 상승률은 0.04%로 전주(0.07%)보다 0.03%포인트 하락했고,양천구(0.04%)도 전주(0.02%)에 비해 0.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서초구(-0.01%)와 송파구(0.01%)도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대치동 G공인 관계자는 "전세 물건도 찾아 보기 힘들지만 중·고교의 방학이 시작되기 두달 전인 5월부터 전세에 대한 문의가 많았어야 정상인데 문의 전화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시세도 약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치동과 목동을 중심으로 한 여름방학 전세특수가 사라진 것은 교육방송 강의내용의 수능시험 반영과 내신비중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본격적인 휴가철에 돌입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전세 가격도 안정돼 있고 매수세도 느긋해 당분간 서울 지역의 전세가격이 큰 오름세로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